방북단 최연소 김규연양 "큰할아버지께 지팡이·안경 선물"

지난달 이산가족 상봉 때 "통일돼 뵐게요" 손편지로 국민에 감동 줘
"직접 뵙고 인사드리게 돼 기쁘고 꿈만 같아…눈에 많이 담고 오겠다"
"북에 계신 큰할아버지께 드릴 선물로 지팡이와 돋보기안경을 준비했습니다."오는 18∼2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최연소 특별수행원'으로 방북단에 이름을 올린 강원 양양여자중학교 김규연(16) 양은 북에 계시는 큰할아버지 김용수(87) 씨를 손편지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 뵙고 인사드릴 생각에 뛸 듯이 기뻐했다.

규연 양은 지난달 24∼26일 금강산에서 열린 2차 이산가족 상봉 때 김현수(77) 할아버지를 통해 정성스러운 쓴 손편지를 북녘의 큰할아버지에게 전달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뭉클하게 한 주인공이다.

당시 동생의 손녀딸이 쓴 손편지를 읽은 김 할아버지는 눈물을 많이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규연 양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단에 포함되면서 "통일이 되면 뵙겠다"던 소망이 훨씬 앞당겨 실현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규연 양은 이날 오후 3시 10분께 학원에서 선생님을 통해 방북단 명단에 포함됐다는 연락을 간접적으로 전해 듣고 뛸 듯이 기뻐했다.
규연 양은 "사실 며칠 전에 연락을 받았을 때는 많이 떨렸는데, 이렇게 연락을 받고 보니 기뻤고, 큰할아버지를 직접 만나 인사를 드리게 된 것이 꿈만 같다"며 "가서 잘 보고 눈에 많은 것을 담고 돌아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규연 양은 "얼마 전 이산가족 상봉 때 큰할아버지의 눈이 좀 좋지 않다는 말을 할아버지에게서 듣고 선물로 돋보기를 준비했다"며 "지팡이는 함흥에서 평양까지 7시간을 이동해야 하므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련했다"고 전했다.

또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로부터 북한에 계시는 큰할아버지 얘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며 "같은 민족인데도 가족이 서로 떨어져 70년간 갈 수 없었던 곳을 이제는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아과 의사가 꿈인 규연 양은 평소 질병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에게 관심이 많아 일찌감치 자신의 진로를 정했다고 한다.손녀가 방북단에 포함됐다는 말을 전해 들은 김현수 할아버지는 "가문의 영광이니 잘 다녀오라고 전해줬다"며 "최연소 특별수행원이 된 손녀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너털웃음을 보였다.

10남매의 일곱째인 김현수 할아버지는 셋째 형님인 김용수 할아버지와 6·25 전쟁 때 헤어졌다가 2차 이산가족 상봉 때 68년 만에 재회했다.

전쟁 발발 뒤 밀렸던 국군이 북으로 진격해오자 고등학생이었던 형만 북측으로 피난 가는 바람에 헤어졌다고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