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간 갈등으로 번진 인천 무상교복 지원

브랜드 대리점,"시장 경쟁 원리에 맞지 않아"
중소업체들 "무상교복 수익금,타시도로 빠져나가서야"
지난 14일 인천시청 정문 앞에서 인천시의회가 추진중인 무상교복 단일 브랜드 조례 제정에 대한 찬반집회가 열리고 있다. 강준완 기자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교육공약으로 등장한 중고생 무상교복 지원 사업이 단일 브랜드 공급으로 확대되면서 소상공인 간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국내 유명 교복 브랜드의 인천지역 대리점들로 구성된 인천학생복협의회는 “무상교복 지원은 찬성하지만 교복을 단일 브랜드로 공급하는 것은 반대”라며 17~18일 인천시청 앞에서 반대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개별 교복 브랜드로 지역의 교복시장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37개 중소업체들은 ”인천시민의 세금으로 만든 교복이 학생들 사이에서 위화감을 조성하면 안된다“며 인천 자체 브랜드 개발을 촉구하고 나섰다.

16일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인천 자체 브랜드 활용안을 넣은 무상교복 지원 조례안이 교육위원회에서 수정가결됐다. 17일에는 의회 상임위원회, 18일에는 본회의에서 통과 절차를 밟는다. 무상교복 지원 사업은 박남춘 인천시장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의 선거 공약사항이다.
아이비클럽, 스쿨룩스, 엘리트, 스마트 등 4개 교복 브랜드의 11개 인천대리점들로 구성된 인천학생복협의회는 단일 브랜드로 교복을 공급하면 지금까지 교복업체들이 경쟁하면서 만들어온 품질과 서비스 시장이 붕괴된다는 입장이다. 김현권 인천학생복협의회 자문위원은 “학생들은 자신들이 입어야 할 교복이 단일브랜드란 사실조차 모르고 있을 정도로 제대로된 의견 수렴이 없었다”며 분개했다. 그는 “군대에서 군복 보급하듯이 교복을 단일 브랜드로 공급하는 것은 시장경제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개별 브랜드로 지역에서 교복을 생산·유통하는 업체들의 모임인 인천학생복사업협동조합(이사장 김재창)은 지난 14일 인천시청 앞에서 ‘교복 단일 브랜드가 지역경제 살린다’라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자체 브랜드 사업에 찬성하고 있다. 조합은 16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인천시민 세금으로 추진하는 무상교복 사업의 수익금이 타 시도에 있는 교복업체 본사로 유출되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재창 이사장은 “유명 교복 브랜드 업체들의 사업체계에 지자체 제도를 맞춰달라고 것은 억지”라고 말했다. 이번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김진규 인천시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무상교복 지원사업에 연 160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며 “4대 브랜드 업체의 영업마진율 70%가 본사가 있는 타 시도에 가는 것은 지역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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