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방폭 스마트폰'으로 배터리 폭발사고 원천 차단

무재해 일터 일구는 기업들
한화토탈 대산공장 직원들이 현장 근무에 앞서 방폭 스마트폰을 점검하고 있다. 한화 제공
한화그룹은 창립 초기부터 안전경영 시스템 구축과 조직 구성원의 의식 고취를 위해 힘쓰고 있다. 그룹 주력 사업이 방위산업과 석유화학 분야인 만큼 작은 실수가 중대한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한화그룹 제조 계열사 공장장과 안전환경 담당 임원들은 매년 1~2차례 한자리에 모인다. 산업재해 예방과 안전의식 고취를 위한 리더십 교육을 받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주)한화, 한화케미칼, 한화테크윈, 한화토탈 등 제조업의 최일선 현장 책임자들이 참석한다.

지난해 11월엔 김동수 전 듀폰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사장이 강사로 나섰다. 글로벌 화학회사인 듀폰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기업으로 꼽힌다. 김 전 사장은 한화그룹 16개 제조계열사 공장장과 안전환경 담당 임원 40여 명을 대상으로 ‘공장장의 진정성 있는 안전 마인드 및 안전 리더십의 중요성’에 대해 교육했다.

한화는 1991년 국내 최초로 그룹 차원의 환경 캠페인을 시작했다. 2000년에는 환경·안전·보건경영을 주요 경영이념으로 채택하는 ‘환경안전보건방침(ECO-YHES)’을 선포했다. 안전환경관리를 강화하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환경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 매년 안전환경 경영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계열사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한화는 연중 각 사업장의 위험도를 관찰하고 있다. 사업장 특성을 고려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빈도와 강도를 종합한 위험도를 산정하고, 위험도에 따라 세분화해 운영 중이다. 이행 실태는 그룹과 각 계열사 본사, 사업장 환경안전조직이 삼중으로 점검한다. 건설과 서비스업은 화재와 정전 등 10여 개 시나리오를, 제조업은 위험도를 고려해 화재·폭발·누출 등 평균 20여 개 시나리오를 정해 교육·훈련을 한다.

안전환경 경영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사업 분야별로 정기적으로 교류회도 운영 중이다. 방산부문 계열사들은 ‘SHEC(안전, 건강, 환경, 지역사회) 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이행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 등 화학 계열사들은 안전관리 강화와 협력업체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환경 노하우 공유와 벤치마킹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국내 석유화학기업 중 처음으로 무선통신망을 이용하는 공장 내에서 직원들이 방폭 스마트폰을 사용하도록 했다. 배터리 폭발 사고에 대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는 취지다. 회사는 방폭 스마트폰 350대를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안전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의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한화건설은 모든 건설 현장에서 모바일 앱 ‘HS2E’를 활용한 안전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현장에서 안전환경 관련 개선과 예방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면 즉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내용을 입력할 수 있다. 앱으로 후속 조치가 이뤄지는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렇게 처리된 재해예방 조치들은 데이터로 전환되며, 그 분석 결과는 효과적인 안전대책 수립에 활용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