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D-1] 北내각부총리 만나는 경제인들… 경협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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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국내 주요 그룹의 총수 및 기업인의 방북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들이 안고 돌아올 남북 경제협력 결과물에 관심이 쏠린다.
17일 재계에선 방북단에 포함된 기업들의 사업 성격을 감안해 사회간접자본(SOC)·자원개발·가전제품 생산·건설·에너지 등 다양한 경협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경제인들과 북한 리룡남 경제 담당 내각부총리와의 면담은 남북정상회담 첫날인오는 18일로 예정돼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첫날 일정을 소개하며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경제인은 내각부총리와 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나올 경협 결과물이 얼마만큼 구체성을 띨지 현재로서는 분명하지 않다.다만 국내 기업별 사업 역량과 북한의 경제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대략적인 경협 형태를 예상해볼 수는 있다.
일단 북한 내 인프라나 생산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우선 북한 인력을 활용해 가전제품 조립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을 가장 먼저 떠올려볼 만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1999∼2010년 평양에서 브라운관 TV·전화기·라디오 등을 위탁가공 생산했었고, LG전자도 1996∼2009년 국내에서 생산한 TV 부품의 조립을 북한에 맡기는 방식으로 임가공 협력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그러나 삼성과 LG 모두 과거에 비해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하이엔드 가전제품 비중이 늘어났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술 숙련도가 낮은 북한 인력으로 생산될 수 있는 제품 범위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두 그룹 모두 전자부문이 핵심사업이지만, 삼성물산이나 LG상사와 같은 상사부문 계열사를 통해 북한 자원개발 협력사업을 구상해 볼 수도 있다.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방북 하루 전인 이날 범LG가의 LS그룹을 찾아간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LS그룹의 전력·통신·철도·가스·인프라 사업역량이 경협 구상안에 반영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현대자동차그룹은 북한의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계열사 중 현대로템과 현대제철이 경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템은 전동철·고속철 등 철도차량을, 현대제철은 철도 레일을 제작하고 있다.
도로 인프라 구축 사업과 관련한 현대건설의 사업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대건설은 1990년대 말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 떼를 몰고 북한으로 건너가면서 남북경협에 물꼬를 튼 이래 북한에서 경수로 사업을 주도한 바 있다.
하지만 자동차 사업의 경우 내수 수요나 숙련된 노동력 등 산업적 기반이 갖춰지지 않아 생산공장을 짓기 사실상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SK그룹은 에너지·이동통신·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장기적으로 사업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령 북한의 열악한 통신·인프라 개선 측면에서 SK텔레콤과 SK건설의 사업 참여 가능성이 점쳐진다.
SK임업을 통한 북한 산림녹화사업이나 SK E&S의 도시가스 사업 등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또 대북 송유관 사업이 본격화한다면 원유 수입처 다변화를 위해 SK이노베이션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현대그룹이나 포스코의 경우 다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협 형태를 예상해보기 수월한 편이다.
현대그룹은 이미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인 지난 5월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하고 남북 경협 재개 숙원을 풀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현대그룹은 금강산·개성관광과 개성공단 외에도 지난 2000년 북측으로부터 7개 SOC 사업권(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백두산·묘향산·칠보산 등 명승지 관광사업)을 얻어낸 상태다.
포스코 역시 2007년 정부 주도 아래 추진됐던 단천 지역 자원개발사업에 참여, 당시 마그네사이트의 매장량 및 성분을 조사하고 가공공장 건립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
이와 관련 최정우 신임 회장은 지난 7월 회장 취임 당일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포스코는 남북 경제협력에서 가장 실수요자"라며 북한에 매장된 마그네사이트·천연흑연 등 원료개발, 북한 인프라 구축, 북한 제철소 리노베이션 사업 등 다양한 경협 형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다만 남북 경협 구상이 현실화하려면 국제사회 제재 문제나 북미 관계 같은 정치·외교적 여건이 무르익어야 한다는 신중론이 모든 관측에 따라붙는다.
임 실장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 2000년과 2007년 회담 때도 대기업 총수가 여러 경제인과 방북한 만큼 (이번 기업인들의 방북도) 특별한 경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이어 "지금 어떤 (경협 관련) 구체적 의제를 이야기할 것인지 말하는 것은 좀 섣부른 것 같다.
아직은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재계의 한 익명 관계자도 "모든 경협의 전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부터 풀리는 것"이라며 "이런 선제 조건이 없다면 기업들에 경협계획을 아무리 물어도 돌아오는 답변은 '노코멘트'뿐일 것"이라고 털어놨다.
/연합뉴스
17일 재계에선 방북단에 포함된 기업들의 사업 성격을 감안해 사회간접자본(SOC)·자원개발·가전제품 생산·건설·에너지 등 다양한 경협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경제인들과 북한 리룡남 경제 담당 내각부총리와의 면담은 남북정상회담 첫날인오는 18일로 예정돼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첫날 일정을 소개하며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경제인은 내각부총리와 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나올 경협 결과물이 얼마만큼 구체성을 띨지 현재로서는 분명하지 않다.다만 국내 기업별 사업 역량과 북한의 경제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대략적인 경협 형태를 예상해볼 수는 있다.
일단 북한 내 인프라나 생산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우선 북한 인력을 활용해 가전제품 조립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을 가장 먼저 떠올려볼 만하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1999∼2010년 평양에서 브라운관 TV·전화기·라디오 등을 위탁가공 생산했었고, LG전자도 1996∼2009년 국내에서 생산한 TV 부품의 조립을 북한에 맡기는 방식으로 임가공 협력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그러나 삼성과 LG 모두 과거에 비해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하이엔드 가전제품 비중이 늘어났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술 숙련도가 낮은 북한 인력으로 생산될 수 있는 제품 범위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두 그룹 모두 전자부문이 핵심사업이지만, 삼성물산이나 LG상사와 같은 상사부문 계열사를 통해 북한 자원개발 협력사업을 구상해 볼 수도 있다.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방북 하루 전인 이날 범LG가의 LS그룹을 찾아간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LS그룹의 전력·통신·철도·가스·인프라 사업역량이 경협 구상안에 반영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현대자동차그룹은 북한의 철도 연결 및 현대화 사업과 관련해 계열사 중 현대로템과 현대제철이 경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템은 전동철·고속철 등 철도차량을, 현대제철은 철도 레일을 제작하고 있다.
도로 인프라 구축 사업과 관련한 현대건설의 사업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현대건설은 1990년대 말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 떼를 몰고 북한으로 건너가면서 남북경협에 물꼬를 튼 이래 북한에서 경수로 사업을 주도한 바 있다.
하지만 자동차 사업의 경우 내수 수요나 숙련된 노동력 등 산업적 기반이 갖춰지지 않아 생산공장을 짓기 사실상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SK그룹은 에너지·이동통신·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장기적으로 사업 참여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령 북한의 열악한 통신·인프라 개선 측면에서 SK텔레콤과 SK건설의 사업 참여 가능성이 점쳐진다.
SK임업을 통한 북한 산림녹화사업이나 SK E&S의 도시가스 사업 등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또 대북 송유관 사업이 본격화한다면 원유 수입처 다변화를 위해 SK이노베이션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현대그룹이나 포스코의 경우 다른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협 형태를 예상해보기 수월한 편이다.
현대그룹은 이미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인 지난 5월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팀(TFT)'을 가동하고 남북 경협 재개 숙원을 풀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현대그룹은 금강산·개성관광과 개성공단 외에도 지난 2000년 북측으로부터 7개 SOC 사업권(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백두산·묘향산·칠보산 등 명승지 관광사업)을 얻어낸 상태다.
포스코 역시 2007년 정부 주도 아래 추진됐던 단천 지역 자원개발사업에 참여, 당시 마그네사이트의 매장량 및 성분을 조사하고 가공공장 건립을 추진한 경험이 있다.
이와 관련 최정우 신임 회장은 지난 7월 회장 취임 당일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포스코는 남북 경제협력에서 가장 실수요자"라며 북한에 매장된 마그네사이트·천연흑연 등 원료개발, 북한 인프라 구축, 북한 제철소 리노베이션 사업 등 다양한 경협 형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바 있다.다만 남북 경협 구상이 현실화하려면 국제사회 제재 문제나 북미 관계 같은 정치·외교적 여건이 무르익어야 한다는 신중론이 모든 관측에 따라붙는다.
임 실장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 2000년과 2007년 회담 때도 대기업 총수가 여러 경제인과 방북한 만큼 (이번 기업인들의 방북도) 특별한 경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이어 "지금 어떤 (경협 관련) 구체적 의제를 이야기할 것인지 말하는 것은 좀 섣부른 것 같다.
아직은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재계의 한 익명 관계자도 "모든 경협의 전제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부터 풀리는 것"이라며 "이런 선제 조건이 없다면 기업들에 경협계획을 아무리 물어도 돌아오는 답변은 '노코멘트'뿐일 것"이라고 털어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