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종, 창의·지식으로 무장… 지역 넘어 글로벌 혁신도시로 도약해야"

기고 - 정영태 < 한남대 산학부총장(前 중소기업청 차장) >
민선 7기가 시작된 지 70여 일이 됐다. 공약사항이 발표되고 시행되고 있다. 지역경제와 관련한 경제 공약에서 신선한 내용이 많아서 좋다. 이런 경제 공약들이 좀 더 효과를 발휘하기 위한 보완사항에 대해 중앙정부 경제관료로서 경제산업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 본 경험을 기초로 몇 가지 제안해 보고자 한다.

첫째, 하드웨어 구축과 함께 소프트웨어(SW) 개발에 더 집중했으면 한다. 대전은 혁신센터나 창업특화거리 등을, 세종은 박물관, 사회적 경제 센터 등을 설치한다. 설립하는 하드웨어가 목적에 맞게 제 기능을 다 하도록 지역 실정에 맞는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프로그램도 소규모로 여러 개보다는 하나라도 수요자가 감동될 수 있도록 기획됐으면 한다.둘째, 융복합적 관점으로 재설계하자. 융복합적 기술과 사고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다. 지역경제도 하나의 분야에 집중해 최고의 것을 만들어야 한다. 많은 것을 펼치고 싶은 유혹을 떨쳐야 한다. 창업이나 문화예술도 다른 산업과 융합하지 않으면 산업 동력이 오래가지 않는다. 원도심이 문화와 생동하게 하려면 융합기술을 이용해 문화 외적 분야와 함께 설계돼야 할 것이다.

셋째,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스케일업 즉 기업 성장이 더 중요하다. 경제 활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스타트업 창업도 중요하지만 이미 있는 기업의 혁신과 성장이 더 효과적이다. 지역 자원과 연관기술, 전·후방 산업을 고려한 경쟁력 있는 산업군에 대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성장동력은 혁신이다. 기업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지방규제 혁파, 조세 감면과 함께 연구개발 능력과 자금을 지원하고 기업 유치도 맞춤식으로 전개해야 한다. 특히 이 지역에 분포된 기술 및 인문 국책연구기관과 대학, 공기업과 파격적인 연결형 혁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청에 기업성장지원단을 조직해 1년간 맞춤식으로 현장을 누벼보라.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이 30년 공직 경험에서 나온 진리다.

넷째, 산학연계형 인력 양성 계획을 세우자. 경제와 문화경쟁력을 이끌어 가는 것은 인력이다. 지역에 대학은 많지만 필요한 인력이 안 온다고 지역기업인들은 하소연한다. 결국 지역 근무가 다른 곳보다 무엇인가 상당한 매력이 있어야 한다. 지역기업인과 시청 및 상인들이 모여 산학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임금과 후생복지체계를 탁월하게 만들어보자.다섯째, 소상공인과 소기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대책을 세우자. 소상공인은 지역경제와 골목상권의 뿌리다. 소상인과 소공인을 구별해 정책을 세우자. 소공인은 밀집지역별로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도록 협업체계를 만들자. 지역을 대표하는 업종 5~10개를 골라 특화 소공인이 되도록 하자. 소상인 중 약 5%는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혁신 점포로 육성하고 그 성과를 확산토록 해야 한다.

어려운 여건에서 출범한 지역민선 7기가 지역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창의와 혁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지역을 넘어 글로벌 혁신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경제모델을 만들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