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세종 잇는 대세밸리 조성… 과학·행정도시로 시너지 창출"

허태정 대전시장 인터뷰
허태정 대전시장(사진)은 “대전시 인구 감소의 원인이 된 세종시와 상생 협력할 방침”이라며 “유성(R&D)과 대덕(벤처), 세종(과학기술정책)을 잇는 ‘대세(대전세종)밸리’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민선 7기 ‘대전을 4차 산업혁명 특별시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운 허 시장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종시와 경쟁하는 구도로는 인구 감소 문제를 극복할 수 없다”며 “대전과 세종을 행정과 과학으로 연결하는 대세밸리를 조성해 양 도시를 동반자 관계로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은 대덕연구단지, 세종은 정부부처를 중심에 놓고 과학과 행정을 특화시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허 시장에게 대세밸리 구상과 4차 산업혁명 특별시 전략을 들어봤다.

▷대세밸리 전략이 궁금합니다.“대전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거점지구, 세종은 기능지구 역할을 합니다. 세종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에 과학벨트 핵심시설 지역인 대전 둔곡·신동지구가 있습니다. 대전의 연구단지와 중이온가속기 등 과학벨트 시설이 세종 정부부처와 국책연구기관을 만나 밸리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그 사이 공간에 산업단지를 만들 수도 있고 첨단과학지식산업 집적단지를 조성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과학수도 대전’ ‘행정수도 세종’의 미래 비전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대세밸리를 위해 노후화된 대덕연구단지를 리노베이션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대덕연구단지는 40여 년간 국가과학기술 핵심 집적지로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과 경제성장에 많은 기여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입주기관의 부지가 지나치게 넓어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창업으로 이어지는 기술 이전 시너지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저밀도 대덕특구를 고밀도 도시형 혁신 공간으로 새롭게 재설계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인접한 몇 개 연구소의 어린이집을 공동으로 활용하면 남는 공간이 생깁니다. 그곳에 기업을 입주시킬 수 있습니다. 공간이 벌어져 있는 KAIST와 충남대 사이에도 창업타운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다만 리노베이션을 위해 법을 개정해야 할 필요도 있어 관련 부처와 긴밀히 상의해나가겠습니다.”▷대전 인구가 세종으로 많이 유출됐다고 합니다.

“세종시로 6년간 8만 명 정도 인구가 빠져나갔습니다. 매년 150만 명 수준을 유지했던 대전 인구는 지난 6월 말 현재 149만5000여 명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세종 때문에 대전 인구가 줄어든다는 지역 간 경쟁 구도로는 인구 감소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습니다. 두 도시가 상생해 함께 인구와 산업을 발전할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대전 자체로도 인구 늘리기 사업을 할 것입니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희망주택 3000가구를 공급하고 공공 어린이집도 100여 곳 늘리는 등의 사업으로 대전 인구를 늘리겠습니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방식을 놓고 시민들이 여전히 혼란스러워합니다.“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타당성 재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트램 방식이 타당성이 있으면 빠르게 추진하되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필요한 부분은 보완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습니다.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겠습니다. 더 이상 지지부진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민선 7기에 마무리짓겠습니다.”

▷둔산동 일대 센트럴파크를 조성한다고 했습니다.

“둔산동 일대 보라매공원, 샘머리공원, 한밭수목원 등 녹지 공간을 잇는 사업입니다. 대전시청에서부터 정부대전청사를 거쳐 갑천으로 연결되는 세로축과 대덕대로를 따르는 가로축이 잘 이어지면 명품 공원이 될 것입니다. 추경 예산에 용역비를 편성해 공원 조성 규모와 연결 방안 등 전반적인 계획을 세우겠습니다. 사업비는 2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