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합병으로 2200억 손실봤다"… 美 사모펀드 메이슨도 ISD 제기

엘리엇과 같은 방식 소송
유엔상거래법委 통해 중재
미국계 사모펀드 메이슨캐피탈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2억달러(약 2258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자신들이 손해를 봤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규정을 근거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를 본격적으로 제기한 것이다.

18일 법무부에 따르면 메이슨은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중재규칙에 따라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 중재신청서를 제출했다. 메이슨은 중재인으로 영국 국적의 엘리자베스 글로스터 씨를 선정했다. 판결을 맡는 중재재판부는 메이슨 측이 1명, 한국 측 중재인이 1명, 양측이 합의한 중재인 1명(의장) 등 총 3명으로 구성된다.

중재신청서 접수는 본격적인 ISD 절차의 첫 단계다. 메이슨이 UNCITRAL 중재 규칙을 따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 전 세계 ISD의 70~80%가량을 맡는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를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미 FTA 규정상 ISD는 소송을 제기하는 쪽에서 중재 방식을 정할 수 있다. 앞서 삼성 합병과 관련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7억7000만달러(약 8654억원) 규모의 ISD 소송을 제기한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도 UNCITRAL을 선택했다.

UNCITRAL은 ICSID와 달리 중재 절차나 진행 상황을 공개하지 않는다. 또 중재인 선정에 있어 어떤 제약이 없다. 자국인(미국)을 의장 중재인으로 추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 대형로펌 국제중재 변호사는 “엘리엇과 메이슨이 같은 입장인 만큼 긴밀히 협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UNCITRAL 절차가 본인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만큼 한국 정부가 이를 잘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