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체제의 심장' 노동당 본부서 첫 정상회담
입력
수정
지면A3
평양 남북정상회담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나라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를 찾았다.
1차 회담 이모저모
문 대통령 "평화와 번영으로
겨레의 마음은 하나" 방명록
김정일 시절엔 '철통보안 지역'
김정은, 개방적 면모 과시
문 대통령은 18일 오후 3시38분 첫날 정상회담 장소인 노동당 본부청사에 도착해 방명록에 ‘평화와 번영으로 겨레의 마음은 하나’라는 글을 남겼다.(사진) 김정은은 청사 앞에 미리 나와 문 대통령을 맞이했다. 차에서 내린 문 대통령은 고개를 들어 화려한 금장 장식으로 꾸며진 청사 외관을 살폈다. 문 대통령이 방명록에 글을 쓰는 동안 김정은과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북측에서 제공한 펜 대신 미리 준비해 간 펜을 사용했다. 문 대통령이 서명을 마친 뒤 남북 정상은 회담장 안으로 이동해 회담을 시작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노동당 청사에서 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두 차례 정상회담 장소는 모두 백화원 초대소였다.평양 중심부인 중구역에 있는 3층짜리 노동당 본부 청사는 김정은 집무실이 있는 곳이다. 기능이나 의미상 북한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여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절에는 이곳을 ‘혁명의 수뇌부’로 부르며 일절 외부에 노출하지 않았다. 이곳이 공개된 것은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김정은과 면담할 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김정은은 남측 사절단과 만나 현안을 논의하고 연회장에서 만찬까지 했다. 이후 김정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최근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평양을 찾은 발렌티나 이와노브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연방평의회(상원) 의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인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도 이곳에서 만났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첫날 정상회담 장소로 노동당 본부 청사를 결정한 것에 대해 문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높이고 김정은의 개방적 면모를 대내외에 보여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해석했다.
평양공동취재단/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