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TV, 文대통령 방북 첫날 영상 공개… 시민에 90도 인사 부각

북한 조선중앙TV는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첫날 일정을 담은 약 25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북한 TV는 이날 오후 3시 10분께부터 문 대통령의 평양국제비행장 도착 영상을 방영했다.영상은 공항에 영접 나온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당·정·군 고위간부들과 평양시민들, 북한군 의장대 등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잇따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터미널에서 활주로로 걸어 나오는 모습에 이어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전용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내리는 모습을 내보냈다.

북한 TV 카메라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반갑게 포옹하고, 김 여사와 리 여사가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오랫동안 비췄다.중앙TV는 북한군 의장대 대장이 문 대통령에게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명예위병대(의장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하여 정렬하였습니다"라고 보고하는 모습도 여과 없이 방영했다.

예포가 발사되는 장면과 함께 두 정상이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하는 모습도 이어졌다.

다만 북한 TV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의장대 사열식 단상 위에까지 올라와 문 대통령이 설 자리를 안내해주는 모습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사열식이 끝나고 김 위원장과 함께 레드카펫 위를 걸어가면서 문 대통령이 환영 나온 평양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답례하는 모습도 비교적 오랫동안 방영됐다.

특히 북한 TV는 문 대통령이 차량에 탑승하기 직전 평양시민들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에 카메라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

사실 이런 모습은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에서도 이색적인 모습은 아니다.김정은 위원장은 조선중앙TV를 통해 중계되는 신년사를 마친 뒤 북한 주민들을 향해 '폴더 인사'를 했고, 작년에는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에게도 기념촬영을 하고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연못동 입구에서 무개차로 갈아탄 두 정상이 모터사이클 21대의 호위를 받으며 평양시민들의 열렬한 연도환영 속에 카퍼레이드하는 모습도 자세하게 소개됐다.
조선중앙TV 아나운서는 "4·25 문화회관 광장을 비롯한 거리의 곳곳에 꽉 들어찬 군중들, 살림집(아파트) 창가들에서 손을 흔들며 반기는 시민들의 환영 열기는 더욱 달아올랐다"고 격정적인 목소리로 환영 분위기를 전했다.

북한 TV는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과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문 대통령이 방명록을 작성하는 모습 등 19일에 있었던 일정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문 대통령 환영 공연 모습도 이날 공개됐다.

영상에서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악단 관계자 3명이 꽃다발을 들고 평양대극장 앞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일행을 기다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관람석으로 들어온 문 대통령이 자리에 앉기 전 환호하는 관객들에게 머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공연이 열리는 동안 무대 배경화면에는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우리측 평화의 집을 찾아 작성한 방명록과 5·26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북측 통일각을 찾아 작성한 방명록 사진이 나란히 등장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4·27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며 손을 들어 올려 맞잡은 사진과 5·26 정상회담 당시 두 정상이 포옹하는 모습의 영상이 등장하며 공연 분위기를 띄웠다.

공연이 끝나고 문 대통령이 무대에 올라 출연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는 모습과 함께 문 대통령 부부가 무대 위에서 관객들에게 깊이 허리 숙여 인사하는 모습도 방영됐다.북한 TV는 이날 목란관에서 열린 문 대통령 환영 만찬 모습,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옥류아동병원과 김원균 명칭 평양음악종합대학을 참관한 모습의 영상도 자세하게 공개했으나 육성은 공개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