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전 치닫는 통상전쟁… 엇갈리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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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대표G2(미국 중국) 갈등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가운데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마윈 중국 알리바바 회장은 “미·중 간 무역갈등이 20년 이상 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반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양국이 문제를 잘 해결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일각에선 연말 또는 내년 초 2000억달러 상당 중국산 제품의 관세율이 25%로 인상되기 전 양측이 협상을 타결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쿡 “무역은 제로섬 아니라 윈윈 게임”쿡 CEO는 18일(현지시간)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 프로그램에서 “무역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양국이 궁극적으로 무역의 차이를 잘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교역을 통해 모두 윈윈하는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양국이 갈등 국면을 잘 수습할 것이라는 낙관이다.
"무역분쟁 해결될 것 제로섬게임 아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트럼프 이후도 암울…갈등 20년 갈 수도"
"곧 타결" 긍정론
中, 협상 의식 민감품목 제외
트럼프도 "대화 문 열렸다"
"오래 갈 게임" 회의론
中 내부 응징 목소리 커져
1조弗 넘는 美 국채 팔 수도
뉴욕증시도 이 같은 견해에 힘을 실었다. 이날 뉴욕증시는 미국의 2000억달러 관세 부과와 중국의 600억달러 상당 맞과세 소식에도 소폭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184.84포인트(0.71%) 오른 26,246.96에 거래를 마쳤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4%, 나스닥지수는 0.76% 상승했다.
중국 측 대응이 예상보다 약하자 투자자들이 협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은 이날 600억달러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 3500여 개에 5~1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전 두 차례 미국이 과세했을 때 똑같은 액수와 세율로 맞과세한 데 비해 이번엔 과세 대상 규모가 작고, 세율도 최소 5%로 잡는 등 정면 대응을 피했다. 또 미국이 민감해하는 몇몇 품목은 아예 제외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관세폭탄을 주고받고는 있지만 차기 무역협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11월 중간선거까지 협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보도했다. 중간선거 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대중 공격을 멈출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적절한 시점’에 중국과 합의할 수도 있으며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스튜워트 쿡 독일 베렌버그은행 트레이딩대표는 “일부 투자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시차를 둔 관세안 도입을 중국과 협상을 원한다는 징후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마윈 “통상 갈등 20년 넘게 갈 수도”하지만 양국 무역 갈등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많다. 단순한 무역 갈등이 아니라 G2 간 패권전쟁이라는 것이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내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267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3단계 관세 부과 절차를 개시하도록 지시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5050억달러어치(2017년 기준) 상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2년 뒤 퇴임하더라도 중국에 대한 무역 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보도했다.
마윈 회장은 이날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알리바바 기업설명회(IR)에서 “미·중 무역 마찰은 20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관련국을 엉망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은퇴하더라도 새 대통령이 올 것이고 새로운 규칙이 없는 한 마찰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중국 내 강경론자들은 반격을 주장하고 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장은 최근 “관세 보복과 함께 공급망의 핵심 요소인 중간재와 원자재, 장비, 부품 수출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 각종 비관세장벽이 거론되고 있다.
채권시장에선 중국이 1조달러가 넘는 미 국채 보유분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재무부가 이날 발표한 자료를 보면 중국은 지난 7월에 77억달러어치의 미 국채를 팔았다. 6개월 만의 최대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7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상승한 연 3.048%를 기록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