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 과학화 상당한 수준… 상호발전 모색해야"

KAIST 남북 과학기술 협력 회의…"남측 일방적 지원? 시대착오"
북한의 과학기술 연구 성과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20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는 남북 과학기술 협력 전문가 회의가 열렸다.

'판문점 시대의 남북 과학기술협력, 시혜에서 호혜로'라는 주제로 열린 회의에는 10여년 이상 북한 정치·경제와 과학기술을 살핀 학자들이 참석했다.

발제자로 나선 변학문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북한은 2000년대 초부터 과학기술 중시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며 "전 인민을 상대로 과학화·정보화를 진행한 게 그 사례"라고 말했다.변 위원은 "과학자 우대 조치로 정보통신이나 기계 산업 등 분야는 나름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남북 교류협력은 남측 자본·기술, 북측 자원·인력이라는 시대착오적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방적 지원이 아닌 상호 이익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북한 IT·과학기술 분야를 취재한 강진규 NK경제 기자는 조선컴퓨터센터(KCC) 온라인 커뮤니티를 예시로 블록체인이나 머신러닝 등 최신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북한 변화상을 소개했다.
김동환 국제전략자원연구원 원장, 권영경 통일교육원 교수, 강진웅 경기대 교수, 서동수 상지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석해 남북 협력 지속성 문제나 학술연구 협력을 포함한 점진적 교류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서동수 교수는 "북한 과학환상문학(SF 소설) 분석 결과 변혁에 대한 북한 내부 욕망이나 체제 비판이 일부 보인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은 북한 과학기술 수준, 환경, 정책 등을 분석해 남북 과학기술 협력 중장기 의제와 유망 협력 분야를 도출할 예정이다.
김소영 과학기술정책대학원장은 "급변하는 남북관계에 따른 새로운 과학기술정책 협력 기반을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며 "분단체제의 근본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적 협력 방안을 지속해서 연구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