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남북정상 방문으로 '백두산 관광사업' 힘실릴까

南주민 백두산 관광, 2007년 10·4선언 담겼지만 현실화 안돼
백두산 천지에 20일 함께 오른 남북 정상의 모습은 국내외적으로 백두산 관광에 대한 관심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백두산 장군봉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김 위원장도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이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라고 강조했다.

남북 정상이 남한 주민들의 백두산 관광을 실현하자는 데 사실상 공감대를 이룬 듯한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사실 백두산 관광은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0·4 선언에 이미 담겼던 합의사항이다.당시 남과 북은 백두산 관광을 하고, 이를 위해 백두산-서울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2005년에는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으로 백두산 관광사업을 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

우리 정부는 백두산으로 가는 관문인 삼지연 공항의 현대화를 위해 피치와 부자재를 제공하기도 했다.그러나 이후 보수정부가 들어서고 각종 대북 협력사업들이 주춤하면서 제대로 진척되지 못했고, 남한 주민들이 북한 쪽 백두산을 밟는 것도 한동안 '요원한 꿈'처럼 남아있었다.

물론 현재 중단된 금강산 관광과 마찬가지로 백두산 관광사업도 북한 비핵화가 어느 정도 진전되고 국제사회의 제재 환경이 변화되어야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두 정상의 방문, 발언으로 향후 유력한 남북 경협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고는 할 수 있다.이날 백두산을 배경으로 한 남북 정상의 모습이 전세계로 타전되면서 북한이 거둘 관광지로서의 '홍보 효과'도 쏠쏠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백두산 일대 삼지연군을 '산간의 이상도시'로 만들자며 이 지역 개발을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해왔다.

2015년에는 백두산 아래 마을인 무봉노동자구 일부 지역을 '무봉국제관광특구'로 지정, 백두산을 국제적 관광지로 만들고 외자를 유치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백두산을 하이킹하며 야영할 수 있도록 처음 허용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7∼8월 전국의 경제현장을 돌 때도 리설주 여사와 삼지연군 건설 현장을 두 번이나 방문했다.

당시 그는 "(삼지연 개발이) 적대세력들과의 첨예한 대결전이라는 높은 계급의식을 지니고 백두산 아래 첫 동네에 우리의 사회주의 문명이 응집된 산간문화도시를 보란 듯이 일떠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만찬상에 올린 옥류관 평양냉면으로 "상품을 광고한들 이보다 더하겠느냐"(리설주 여사)고 할 정도의 홍보 효과를 올렸는데, 이번 백두산 방문도 세계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 입장에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번화한 평양의 모습을 대외에 보여줄 '쇼케이스'도 될 수 있다.남북 정상이 함께 카퍼레이드를 펼친 여명거리나 만찬이 이뤄진 평양 대동강수산물식당,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등이 전파를 타며 간접적 홍보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