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우동·소바·라멘… 日 면요리 맛집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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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9
일본, 국수에 탐닉하다
일본 면요리가 고급 요리는 아니다. 대부분 가난한 서민의 주린 배를 채워주는 한 끼 식사로서의 역할을 했다. 요리하는 시간도 짧다. 그 덕에 인적 드문 시골이든 사람으로 빽빽한 도심이든 일본 전역에서 우동집, 소바집, 라멘집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숫자가 많은 만큼 지역마다 면요리 문화도 제각각이다.《일본, 국수에 탐닉하다》는 이기중 전남대 문화인류고고학과 교수가 틈틈이 일본을 찾을 때마다 맛봤던 일본 면요리를 제대로 집대성해보겠다는 일념으로 탄생한 책이다. ‘푸드헌터’를 자처하는 저자는 일본 북쪽 끝 홋카이도부터 서쪽 끝 규슈까지 일본 각 지역 원조라고 불리는 면요리집 110곳을 맛보고 정리했다. 간사이엔 ‘우동’, 간토는 ‘소바’, 홋카이도에서는 ‘라멘’이라는 속설을 저자는 지역 면 맛집을 찾아다니며 확인했다. 단순히 맛집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일본 면요리가 걸어온 자취를 따라가면서 외래 문화를 저항없이 받아들여 자기화하는 데 익숙한 일본 문화의 단면도 읽을 수 있다. (이기중 지음, 따비, 392쪽, 1만8000원)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