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 함께 책 속으로] 황주리 작가 "사생활에서 느낀 기쁨·슬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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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9
10년 만에 다시 책 펴낸 황주리 작가미술가가 그림이 아니라 글로 표현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평생 그림을 그려왔지만 화폭에 미처 다 못 담아낸 감정을 그간 다섯 권의 산문집에 담았던 화가가 10년 만에 다시 붓 대신 펜을 집어들었다.
산책주의자의 사생활
스스로를 왜 산책주의자라고 했을까. 황 작가는 “산책주의자라는 말은 목적지에 연연하지 않고 삶에 대한 은은한 열정을 오래도록 지니는 사람”이라며 “산책 그 자체를 즐기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고 작은 사생활에서 느낀 사적인 기쁨과 슬픔을 많은 사람과 함께 공유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붙인 제목”이라고 덧붙였다.
후반부는 그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느낀 풍경이 펼쳐진다. 그림을 가르치기 위해 갔던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아이들 모습에 애처로워지고, ‘카프카의 도시’ 프라하가 변해가는 것에 안타까워했다. 그리스 산토리니에서는 전통의상을 입은 할머니들을 만날 수 없게 됐음을 아쉬워했다. 황 작가는 “그때 느낀 여러 풍경에 대한 감정은 웬만한 그림으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웠다”고 회상했다. 글과 함께 책 속에 넣은 26컷의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자면 어떤 낯선 골목길을 그와 함께 산책하는 기분을 즐길 수 있다. (황주리 지음, 파람북, 280쪽, 1만5500원)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