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큐! IPO]'뽀로로치약' 만드는 케이엠제약, 투자 포인트는?

영유아 구강용품을 제조·판매하는 업체 케이엠제약이 스팩 합병을 통해 오는 28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이 회사의 성장에 대해 증권가는 "틈새시장 공략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케이엠제약은 캐릭터를 접목한 칫솔·치약 등 주로 영유아를 겨냥한 오랄케어 용품을 제조 및 판매한다. 대기업들이 뛰어들기 힘든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유아동용 구강 제품을 선보이며 생활용품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적용한 뽀로로 치약이 유명하다. 샴푸·바디워시 등도 생산하고 있으며 기능성 치약 및 자가치아미백제, 탈모방지샴푸 등도 판매하고 있다.

케이엠제약은 국내외에서 뽀로로 캐릭터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 덕분에 최근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케이엠제약도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강일모 케이엠제약 대표는 "최근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에서 뽀로로 캐릭터의 인기가 정점을 찍었다"며 "뽀로로를 제작한 애니메이션 제작·캐릭터 개발업체인 아이코닉스의 콘텐츠 수출에 따른 제품 계약이 여러국가에서 진행되면서 판매시장도 안정적으로 확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뽀로로의 인기가 치솟을수록 케이엠제약의 사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바꿔 말하면 캐릭터의 인기가 주춤해질 경우 회사의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현재 케이엠제약의 매출에서 영유아용 구강용품 비중은 57%에 달한다. 캐릭터 의존도가 높다.

최근 실적 개선세가 주춤한 것도 국내 시장에서 캐릭터의 인기가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케이엠제약의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3월 결산법인인 케이엠제약의 2016년 4월~2017년 3월 매출은 176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24.7%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9.5%에서 13.3%로 하락했다.

다만 2017회계연도(2017년 4월~24월~2018년 3월)에 들어서서는 이익이 25억원으로 6.61% 늘며 전년 하락분을 소폭 만회했다.이 때문에 스팩합병 상장 과정에서도 현재 시장가치보다 기업가치가 절하됐다. 현재 케이엠제약은 IBKS제3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다.

IBKS제3호스팩과 케이엠제약의 합병비율은 1대 6.85. 이를 바탕으로 한 케이엠제약의 합병 뒤 예상 시가총액은 397억원(지난 2월 합병계약 체결일 IBKS제3호스팩 주가 기준·2000원)이다. 현재 코넥스에서 형성된 케이엠제약 시가총액 875억원(주식매매거래 정지일인 지난 6일 종가 기준)를 보다 현저히 작다.

케이엠제약은 합병 과정에서 한 주당 기업가치를 1만3719원으로 책정했다. 최근 케이엠제약 주가는 3만9000원선이었다.강 대표는 "영유아용 구강용품에 집중된 매출 비중을 낮추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며 "최근 시작한 화장품 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어 2020년에는 영유아 제품의 비중이 50%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변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직상장을 권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회사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있어 적절한 시기가 지금이라고 판단해 스팩 상장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번 상장 이후 마련된 자금으로 빠른 시간내에 신규사업을 자리매김하고 성과를 낼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도 스팩합병 과정에서 케이엠제약이 기업가치를 낮추면서 투자자의 입장에서 저가 매수의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화장품 업종이 주춤했다는 점이 케이엠제약의 스팩 합병상장 과정에서 영향을 미쳤지만 투자자들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됐다"며 "회사 측이 상장 후 주가로 기업가치를 보여준다면 투자자들의 입장에선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케이엠제약은 지난달 주주총회를 거쳐 지난 11일 IBKS제3호스팩과의 합병을 완료했다. 상장예정일은 오는 28일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