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가 전미라, 부모의 의미 묻는 '신성한 캐노피' 28일 공연

현대무용가 전미라가 오는 28일 서울 삼성동 SAC아트홀에서 신작 ‘신성한 캐노피’를 선보인다.

전미라는 최청자 안무가가 1986년 창단해 역사가 깊은 툇마루무용단에서 주역으로 활동해온 수석 무용수다. 매년 크리스마스에 대학로 아르코극장에서 무대화된 인기 무용극 세익스피어 ‘겨울이야기’의 퍼디타 역을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맡았다. 이후 결혼과 출산으로 잠시 무대를 떠났던 그는 2016년 공연예술축제 ’파다프’를 통해 ‘Triangle room’으로 돌아왔다.이번 공연에선 자신의 이름을 건 작품으로 무대에 선다. 서울문화재단에서 2018년 생애최초예술지원사업 무용분야에도 선정됐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전미라는 ‘규칙과 억압에 억눌린 아이들에게 부모는 어떠한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캐노피’는 신성한 보호자이자 지붕, 덮개인 ‘부모’를 상징한다. 작품 모티브는 안무가가 현재 6살, 4살인 두 딸 아이를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육아를 하면서 느꼈던 생각들이다. 아이들의 말과 행동, 몸의 일상적인 움직임까지 모든 것을 통제하는 부모의 많은 순간들, 통제하려했으나 통제가 되지 않았을 때 부모 스스로 도를 넘는 사악한 모습을 스스로 느끼며 실망도 했다고 고백한다. 임신과 출산으로 만난 아이들과 그 부모 사이에 어느새 생성된 권력 관계로 부모는 ‘보호(캐노피)’라는 미명하에 아이들을 통제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움직임으로 말을 건넨다.

부모의 이런 면들을 부각시키기 위해 영화 ‘도가니’에서 끔찍한 장애아동 성범죄 및 폭력이 일어난 학교의 기숙사 사감 ‘윤자애’ 역으로 열연한 영화배우 김주령이 목소리 출연을 한다. 자녀에게 규칙과 억압, 통제를 가하는 부모의 다양한 통제 언어를 극렬한 목소리로 연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