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이번 추석, 꼭 시댁 먼저 가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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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먼저 가는게 당연한 일이라고 구영이 너부터 그렇게 생각하니까 말씀드리기 어려운 거야. 그게 왜 당연한 건데?"
"하하. 그런가? 그래. 내가 잘 말씀 드릴게. 미안해."
며느리들의 애환을 담아 인기를 모으고 있는 웹툰 '며느라기' 중 일부다. 민족의 명절 추석을 앞에 두고 부부간 눈치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번에도 시댁 먼저 가야하냐"는 아내들의 하소연이 적지 않다. 낯선 반응은 아니다. 명절 음식을 준비하고,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것은 물론 고속도로에서 몇 시간을 묶여 있어야 하는 교통난까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명절증후군'이란 병명까지 등장했다.
특히 2030세대 젊은 부부들은 합계 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인구대체율 2.1명 이하로 떨어진 첫 세대다. 외동이나 둘, 많아야 셋을 낳는 가정에서 남녀 차별 없는 지원과 애정을 받고 자란 세대이기도 하다. 남편 중심, 시댁 중심 과거 명절 관행에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것. '며느라기'에서는 설, 추석을 나눠 시가와 처가를 번갈아 가는 민사린 부부와 명절 때마다 각자 집으로 가는 형님 부부 사례를 소개했다. 형님 부부는 명절 때 각각 자신의 부모님 댁을 찾는 반면, 민사린은 친정을 먼저 가면서도 내심 불편함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독자들은 "결혼해보면 사린이 마음을 알게 된다"며 "시댁에 먼저 가기 싫어도, 친정에 가고 싶어도 막상 그걸 입 밖으로 꺼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독자 역시 "사린이가 답답하긴 하지만 가족 안에서 거대한 권력구조가 아직 남아있다"며 "내 몸이 살기 위해선 욕 먹을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극단적으로 이혼이라는 방식을 택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법원 '월별 이혼 접수 건수'를 보면 2012년 1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설, 추석이 있는 달과 그 다음 달의 이혼 접수가 평균 15% 늘었다. 전문가들이 '명절평화협약'을 제안하는 이유다.
부모 세대들도 명절에 무조건 며느리가 시댁을 먼저 가야 해서 부부싸움이 발생하면, 이혼을 권유하는 분위기다. "이혼 한 번 하는 것이 흠은 아니다"며 "귀한 내 자식, 참고 살지 말라"고 하는 것.
시부모가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이기적인 태도도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최악으로는 "시누이가 오니 며느리 넌 얼굴 보고 가라"는 말이 꼽힌다. 자신의 딸은 시가에서 차례만 지내고 달려오는데, 며느리를 친정에 보내지 않고 저녁까지 붙잡아 놓는 행태는 이기적인 시집살이로 꼽힌다. 갈등을 해소 하기 위해 양가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추석 기간 베트남 다낭으로 떠나는 A 씨는 시어머니, 친정어머니와 함께 한다. A 씨는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여행이 될 걸 예상하지만 두 분이 모쪼록 친해졌으면 좋겠다"며 "꼭 싸우지 않고 다녀오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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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그런가? 그래. 내가 잘 말씀 드릴게. 미안해."
며느리들의 애환을 담아 인기를 모으고 있는 웹툰 '며느라기' 중 일부다. 민족의 명절 추석을 앞에 두고 부부간 눈치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번에도 시댁 먼저 가야하냐"는 아내들의 하소연이 적지 않다. 낯선 반응은 아니다. 명절 음식을 준비하고,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는 것은 물론 고속도로에서 몇 시간을 묶여 있어야 하는 교통난까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명절증후군'이란 병명까지 등장했다.
특히 2030세대 젊은 부부들은 합계 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인구대체율 2.1명 이하로 떨어진 첫 세대다. 외동이나 둘, 많아야 셋을 낳는 가정에서 남녀 차별 없는 지원과 애정을 받고 자란 세대이기도 하다. 남편 중심, 시댁 중심 과거 명절 관행에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는 것. '며느라기'에서는 설, 추석을 나눠 시가와 처가를 번갈아 가는 민사린 부부와 명절 때마다 각자 집으로 가는 형님 부부 사례를 소개했다. 형님 부부는 명절 때 각각 자신의 부모님 댁을 찾는 반면, 민사린은 친정을 먼저 가면서도 내심 불편함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독자들은 "결혼해보면 사린이 마음을 알게 된다"며 "시댁에 먼저 가기 싫어도, 친정에 가고 싶어도 막상 그걸 입 밖으로 꺼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독자 역시 "사린이가 답답하긴 하지만 가족 안에서 거대한 권력구조가 아직 남아있다"며 "내 몸이 살기 위해선 욕 먹을 각오를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극단적으로 이혼이라는 방식을 택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법원 '월별 이혼 접수 건수'를 보면 2012년 1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설, 추석이 있는 달과 그 다음 달의 이혼 접수가 평균 15% 늘었다. 전문가들이 '명절평화협약'을 제안하는 이유다.
부모 세대들도 명절에 무조건 며느리가 시댁을 먼저 가야 해서 부부싸움이 발생하면, 이혼을 권유하는 분위기다. "이혼 한 번 하는 것이 흠은 아니다"며 "귀한 내 자식, 참고 살지 말라"고 하는 것.
시부모가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이기적인 태도도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최악으로는 "시누이가 오니 며느리 넌 얼굴 보고 가라"는 말이 꼽힌다. 자신의 딸은 시가에서 차례만 지내고 달려오는데, 며느리를 친정에 보내지 않고 저녁까지 붙잡아 놓는 행태는 이기적인 시집살이로 꼽힌다. 갈등을 해소 하기 위해 양가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추석 기간 베트남 다낭으로 떠나는 A 씨는 시어머니, 친정어머니와 함께 한다. A 씨는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여행이 될 걸 예상하지만 두 분이 모쪼록 친해졌으면 좋겠다"며 "꼭 싸우지 않고 다녀오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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