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마이크론, 반도체 실적 기대를 낮추다

미국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직후 4분기(6~8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4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더 좋았습니다. 매출은 84억4000만달러로 전년동기(61억3800만달러)보다 38% 증가했고, 이익은 43억2500만달러로 전년동기(23억6800만달러)보다 82.6%나 급증했습니다. 주당 순이익은 3.56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주당 0.23달러 높은 겁니다.

마이크론의 산자이 메로트라 CEO는 "4분기에 우리는 모바일부터 클라우드, 자동차 전장 등 대부분의 시장에서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론은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실적 기대감에 2.22% 올라 46.06달러로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실적이 나온뒤 급락세를 시작해 7% 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이유는 다음 분기 전망을 기존보다 크게 낮췄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론은 1분기 매출 전망을 79억~83억달러로, 주당순이익은 2.87~3.02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시장에서 기대하던 매출 84억달러, 주당순이익 3.06달러보다 낮은 겁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삼성전자가 내년 예상되는 수요 하락에 대응해 메모리 생산 증가율을 낮출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내년 비트그로스(비트로 따진 생산 증가율)를 D램은 20% 채 안되게, 낸드플래시는 3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겁니다.

달아올랐던 반도체 경기는 조금씩 꺾이고 있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사실 반도체는 부품인데, 영업이익률을 50% 넘게 유지한다는 게 기적적인 일이었지요. 다만 한국의 경기를 지탱하던 유일한 산업이 하락세로 접어들면 한국 경제는 더 어두워질 듯 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