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정상에서 손 맞잡은 남북 정상…日 언론 "북 체제 선전 이용 우려"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내외 '백두산 천지에서' (사진=연합뉴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지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일 함께 백두산 정상에 올라 화합을 다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두산 천지에 방문해서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면서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다.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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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다.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하고”라고 답했다.

이같은 남북 정상의 백두산 등정에 일본 보수 언론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남북 정상이 함께 백두산을 등정한 것은 남북이 공동으로 공격하기 쉬운 일본의 역사 문제를 염두에 두고 단결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했다.요미우리신문은 "백두산은 김일성 주석의 항일 투쟁의 거점이자 김정일 위원장이 탄생한 것으로 알려진 ‘혁명의 성지’로, 북한은 백두산을 김씨 왕조의 세습 독재를 위한 선전에 이용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백두산 방문은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백두산은 옛부터 한민족의 성지로 여겨지지만, 북한이 자국 체제 강화에 이용하는 곳으로 한국 내에서 논란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남북 정상의 백두산 등반에 대해 "삼천리 강토를 한 지맥으로 안고 거연히 솟아 빛나는 민족의 성산 백두산이 반만년 민족사에 특기할 격동의 순간을 맞이하였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