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문 대통령 '백두산 화합' 품고 뉴욕행…'추석' 북미중재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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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트럼프와 북미 정상회담추석 연휴 둘째날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뉴욕으로 떠난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역사적인 백두산 천지 방문을 끝으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마친지 불과 사흘 만의 미국행이다.
비핵화 중재안-북미대화 재개 촉구
유엔총회 기조연설 통해 평화 역설
뉴욕 도착 다음 날이자 한국은 민족 대명절, 추석인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연다. 남북 정상의 백두산 화합의 기운을 안고 미국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대화 재개에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설명하고, 조속한 북미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역설할 계획이다.
특히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김정은 위원장의 특별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평양 방문을 마치고 귀환한 직후 '대국민 보고'를 하면서 "(김 위원장과) 논의한 내용 가운데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도 있다"며 "그런 부분은 제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면 상세한 내용을 전해줄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 측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북미정상회담의 조속한 개최 및 비핵화 논의 진전을 끌어내는데 목적이 있다.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과 미국 간 비핵화 로드맵 관련 세부사항일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로드맵 관련 새로운 요구를 문 대통령에게 건넸다면, 이를 바탕으로 미국 측이 북한에 제공할 상응조치를 더해 문 대통령이 중재안을 마련해 트럼트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비핵화 방식 및 속도에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진 북미 간 다시 정치적 신뢰를 회복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연내 종전선언의 단초를 마련하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앞서 21일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도 이와 관련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진 제3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라며 "북미대화의 돌파구 마련과 남북·북미 관계의 선순환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실천적인 협력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번 뉴욕 방문 중 제74차 유엔총회에도 참석한다. 취임 이후 두 번째로 26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선다. 유엔 기조연설에서도 문 대통령은 3차 남북정상회담이 갖는 국제적 평화의 메시지와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대화 재개의 중요성을 역설할 것으로 보인다.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마친 24일 오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회담한다. 25일엔 미국 국제문제 전문가 250여명과 여론주도층 인사들의 모임에서 '위대한 동맹으로 평화를-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라는 제목으로 연설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정문에 서명한다. 정부는 지난 18일 국무회의를 열고 미국이 2021년 1월 1일 철폐할 예정이었던 화물자동차(픽업트럭) 관세를 20년 더 유지해 2041년 1월 1일에 없애기로 하고,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의 중복제소를 방지하는 내용을 담은 FTA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