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스카이 인수전’ 경매서 컴캐스트, 폭스 누르고 승리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TV 인수를 두고 열린 경매에서 미국 최대 케이블 방송통신 업체 컴캐스트가 경쟁자인 21세기폭스를 누르고 승리했다. 컴캐스트는 스카이TV 주주의 최종 승인만 남겨놓게 됐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영국 규제기관인 기업인수위원회 주관으로 이뤄진 경매에서 컴캐스트는 스카이TV의 인수가로 주당 17.28파운드를 써내 주당 15.67파운드를 제출한 21세기폭스를 제쳤다. 컴캐스트의 총 인수금액은 298억파운드(약 43조5000억원)에 달한다. 스카이TV는 유럽 최대 가입자(2250만 명)를 보유한 방송으로 시장 가치가 360억달러(약 40조원)에 달한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에 영국 프리미어리그와 드라마 ‘왕좌의 게임’ 등 인기 콘텐츠를 방영하고 있다.

당초 스카이TV의 지분 39%를 소유하고 있던 21세기폭스는 2016년 12월 나머지 지분 61%를 인수하기로 합의하고 영국 정부에 승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미국 거대 기업의 미디어 잠식 등을 우려한 영국 정부가 승인에 뜸들이자 이 틈을 타고 유럽 시장 진출을 노린 컴캐스트가 인수전에 뛰어들며 경쟁이 불붙었다. 21세기폭스는 처음에 스카이TV 인수가로 주당 10.75파운드를 제시했지만 두 기업의 경쟁에 금액은 계속 올라갔다.

컴캐스트는 올 7월 21세기폭스의 영화·TV 사업부문 인수를 시도했다가 월트디즈니에 밀려 막판에 포기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컴캐스트의 이번 승리는 미국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21세기폭스는 물론 21세기폭스의 영화·TV 사업을 인수하기로 합의한 월트디즈니에도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컴캐스트의 브라이언 로버츠 최고경영자(CEO)는 “오늘은 컴캐스트에 위대한 날”이라며 “10월 말까지 인수를 완료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