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45만원"… 명절이 서러운 초단시간 초등보육전담사

올해 초 무기계약 전환됐지만, 처우는 제자리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보육전담사 A씨는 추석이 끼어 있는 9월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는 주휴일과 연차 등이 적용되지 않는 주 소정근로시간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근로자다.

하루 근무 시간은 3시간.

시급은 1만720원으로 일한 만큼만 돈을 받다 보니, 휴일이 끼어 있는 달은 근무한 날이 적어 월급도 자연히 줄어든다.A씨는 "이번 추석은 3일이지만, 재량 휴업을 하는 학교들이 꽤 있어서 실제 9월 근무 일수는 15일 정도에 불과하다"라며 "근로자라면 누구나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을 기다는데 초단시간 근로자들 사이에선 지갑이 쪼그라드니 오히려 '명절이 없는 게 낫다'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고 푸념했다.

경기지역의 초단시간 초등보육전담사 약 1천명은 올해 1월 다른 30여개 직종의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과 함께 정규직(무기계약)으로 전환됐다.

교육청은 다음 달 초등 돌봄교실 확대 계획을 밝히면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초단시간 돌봄전담들의 현장 여건을 고려해 이들에 대한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초단시간 초등보육전담사들의 소정근로시간은 여전히 하루 평균 2.8시간, 주 15시간 미만으로 근로조건은 제자리걸음이다.

교육청이 각 학교에 '초등보육전담사 무기계약직 전환·추진 계획'을 안내하면서 전환 조건을 현재 근로조건인 '주 15시간 미만'으로 못 박아 이들을 채용하는 학교장도 임의대로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도 없다.

전국학교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초단시간 근로자들이 애초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았던 이유는 근로시간이 주 15시간 이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는데, 정규직으로 전환되고도 초단시간 근로조건이 유지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며 "전북 등 다른 지역은 무기계약 전환 동시에 주 20시간 근무로 조정됐다"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돌봄교실이 운영되는 시간보다 초단시간 보육전담사들의 근로시간이 짧아 안정적인 돌봄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학부모들도 초단시간 보육전담사들이 있는 반에는 아이를 배치하지 말아 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초단시간 초등보육전담사들의 근로시간을 하루 1시간 늘려 교원의 행정업무를 분담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입장차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근로시간 조정 문제를 노조 측과 지속해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