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 스마트시티 위해선 '토큰 이코노미' 반드시 필요"

19일 서울시청서 '서울디지털서밋 2018' 개최
히라노 요이치로 日 블록체인추진협회장 언급
(왼쪽부터) 천재원 엑센트리(XnTree) 영국 대표, 로버트 프랑케 드레스덴 국장, 브랜든 라이트 SAP 아시아 태평양 부문 부사장, 셀린 반데보흐트 브뤼셀 스마트시티 국장, 히라노 요이치로 일본블록체인추진협회 회장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해서도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기반 기술과 이를 구동하는 토큰 이코노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9일 서울시청 신청사에서 열린 ‘서울 디지털 서밋 2018’에서다. 서울시가 주최한 이 행사에서는 각국 전문가들이 모여 글로벌 혁신 스마트시티로 도약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논의했다.히라노 요이치로 일본블록체인추진협회(BCCC) 회장은 “토큰 이코노미가 스마트시티로의 도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모든 결제와 요소들이 자동 처리되도록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앙화된 시스템을 거치면 스마트시티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그는 스마트시티의 토큰 이코노미 구현을 위해서는 정부와의 밀접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일본 사례를 들었다. 일본은 지난해 4월 가상화폐(암호화폐) 관련법을 제정했고, 이미 회계처리 기준도 마련했다. 일본 금융청을 비롯한 정부 부처도 지난해부터 암호화폐 이용을 장려했다.

그 과정에서 부작용도 있었다. 올 1월 코인체크 거래소가 5억달러(약 5600억원) 규모의 해킹 피해를 입은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 입장이 선회해 거래소 규제가 강화되기도 했다. 그러나 히라노 회장은 “정부 규제 강화가 장기적으로는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블록체인 산업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그는 “일본은 블록체인 관련 회사가 많고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여러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일본 정부는 새로운 규제를 채택할 것이며 지속적 성장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BCCC의 회원사인 다이와증권 덴츠 PwC, KPMG 등 일본 유명기업들이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천재원 엑센트리(XnTree) 영국 대표는 “한국의 암호화폐 논쟁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왜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를 활용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느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스마트시티 총괄계획가(MP)로 활동했던 경험을 언급하면서 “한국은 더 많은 인풋(input)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분야에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대표는 스마트시티 내 암호화폐가 활용 사례 중 하나로 ‘개인간 전력 판매’를 꼽았다. 지금은 개인이 태양광·태양열 전력을 생산하면 오직 한국전력에만 팔 수 있다. 개인적 판매, 개인간 판매는 불법이다. 이 같은 시스템에서는 잔여 전력까지 한국전력에 송전하면서 비효율이 발생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관리비용도 감수해야 한다.반면 스마트시티에 암호화폐를 도입할 경우 24시간 언제든 자유롭게 개인간 전력 거래가 가능해진다. 불필요한 전력 낭비를 방지하고 수요자와 공급자 간 효율적 전력 거래가 이뤄져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시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랜든 라이트 SAP 아시아 태평양 부문 부사장도 “스마트시티 구축에서 정부 역할은 생태계를 포용하는 것”이라며 “혁신자와 경영자들의 사기를 진작해 그들이 제공하는 데이터와 기술이 시민들 삶의 질을 높이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스마트시티에서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해당 서비스를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구성원들이 스마트시티 시스템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라이트 부사장은 “스마트시티 프로그램들을 유심히 보면 기술적 측면만 강조하는 바람에 그로 인해 나타나는 다양한 변화는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변화를 유도하는 것을 넘어 파생되는 변화를 관리할 수 있도록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그는 “예를 들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만 논하면 큰 의미가 없고 다른 기술들과의 접목을 중점적으로 봐야 한다”며 “다른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과 프로젝트를 한 데 모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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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산하 한경닷컴 객원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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