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에 한미금리차 11년만에 0.75%P로…한은 연내 인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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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올 들어 세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차이가 0.75%포인트로 확대됐다. 이에 한국은행의 연내 금리 인상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5%로 인상한 후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美 Fed, 올해 세 번째 기준금리 인상…연말 추가인상 예고미국 중앙은행(Fed)은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Fed는 이날 이틀간의 FOMC 회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들어 3월과 6월에 이은 세 번째 인상이다. 이에 미 기준금리는 기존 1.75~2.00%에서 2.00%~2.25%로 올랐다.
Fed는 성명에서 인상 이유에 대해 "노동 시장이 계속 강화되고 경제 활동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을 예견한 만큼 관심은 향후 인상 속도에 쏠렸다. 이날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를 2.25~2.5%로 예상한 FOMC 위원이 16명 중 12명에 달해 12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됐다. 이는 지난 6월 금리 인상 당시 연내 2번 더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한 데 부합하는 것이다. 연내에 더 이상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본 위원은 4명에 불과했다.
Fed는 또한 내년에는 3차례, 2020년에는 1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번 점도표에서 처음으로 제시한 2021년 금리는 동결이 유력한 것으로 나왔다.
아울러 Fed는 FOMC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기존의 "통화정책의 입장은 여전히 완화적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강력한 고용시장 여건과 물가상승률 2%로의 지속적인 회복을 지지하고 있다"는 표현을 삭제해 눈길을 끌었다.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연방금리 2.25%부터는 성장과 물가목표 달성을 지지하는 완화적(accommodative) 기조를 벗어났다는 의미로 성명서에서 문구를 삭제했다"며 "제롬 파월 Fed 의장은 Fed의 정책스탠스 변화는 아니라고 했으나 지금부터 금리 인상은 '정상화(normalizing)'보다는 '긴축(tightening)'으로 해석될 수 있는 구간에 진입한 것을 인정한 듯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미금리차 0.75%포인트로 확대…11년2개월만 한미 금리 역전폭이 0.75%포인트로 확대된 가운데 한은의 고민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가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아있지만 대내외 악재가 산적해 금리 인상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금통위의 매파 목소리에 힘이 실리며 금융가에서는 11월 기준금리 인상설이 흘러 나오고 있다. 8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일형 금통위원이 또 다시 금리인상 의견을 냈고, 금리인상 필요성을 시사한 위원이 지난 회의 때보다 1명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7월 의사록에서는 이 총재를 제외한 나머지 6명 위원 중 금리 인상 1명, 인상 필요 시사 2명, 중립 1명, 신중론 2명으로 갈린 바 있다.
10월 금통위에서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만큼 10월에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후 11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폭이 0.75%포인트로 확대된 것은 2007년 7월 이후 11년2개월 만이다.
한은이 올 10월과 11월 금통위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면 연말에는 한미 정책금리 역전폭이 1.00%포인트로 확대될 수도 있다. 이날 FOMC에서 발표된 점도표를 통해 12월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FOMC로 인해 국내 통화정책 정상화 압력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확대될 수 있다"며 "한은이 신중하게 결정하겠지만 최근 대외금리 상승 등을 고려해도 국고3년(2.05%), 국고 10년(2.45%) 등 동향은 1차례 인상 기대를 충분히 반영한 영역"이라고 풀이했다.
올 3월 인사청문회 당시 한미 정책금리차 1.00%포인트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 이주열 한은 총재는 "100bp(1.00%포인트)라고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정책금리 역전폭이 75bp(0.75%포인트)로 확대됐고, 미국은 앞으로도 금리를 올릴 계획이기 때문에 내외금리차를 좀 더 경계심을 갖고 자금흐름의 추이를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바깥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이 생각보다 격화되고 있고, 물가와 고용사정이 금리를 올리기에는 조금 미흡한 만큼 금리 결정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도 감안해 신중히 대처하고 있다"며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는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설비 및 건설 투자와 수출 등 국내 경제지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7월에 이어 8월 고용지표가 외환위기 이후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업자 수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치솟았고 실업률도 악화되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나 경제 지표 흐름이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의 선제조건은 '경기와 물가'인 만큼 현 상황에서는 경기 회복세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내년에도 세계 경제는 미국의 '나홀로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반사이익 성과 부각, 기업의 투자 집행 결과 등이 확인될 경우 한은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美 Fed, 올해 세 번째 기준금리 인상…연말 추가인상 예고미국 중앙은행(Fed)은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Fed는 이날 이틀간의 FOMC 회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들어 3월과 6월에 이은 세 번째 인상이다. 이에 미 기준금리는 기존 1.75~2.00%에서 2.00%~2.25%로 올랐다.
Fed는 성명에서 인상 이유에 대해 "노동 시장이 계속 강화되고 경제 활동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을 예견한 만큼 관심은 향후 인상 속도에 쏠렸다. 이날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를 2.25~2.5%로 예상한 FOMC 위원이 16명 중 12명에 달해 12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됐다. 이는 지난 6월 금리 인상 당시 연내 2번 더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한 데 부합하는 것이다. 연내에 더 이상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본 위원은 4명에 불과했다.
Fed는 또한 내년에는 3차례, 2020년에는 1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번 점도표에서 처음으로 제시한 2021년 금리는 동결이 유력한 것으로 나왔다.
아울러 Fed는 FOMC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기존의 "통화정책의 입장은 여전히 완화적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강력한 고용시장 여건과 물가상승률 2%로의 지속적인 회복을 지지하고 있다"는 표현을 삭제해 눈길을 끌었다.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연방금리 2.25%부터는 성장과 물가목표 달성을 지지하는 완화적(accommodative) 기조를 벗어났다는 의미로 성명서에서 문구를 삭제했다"며 "제롬 파월 Fed 의장은 Fed의 정책스탠스 변화는 아니라고 했으나 지금부터 금리 인상은 '정상화(normalizing)'보다는 '긴축(tightening)'으로 해석될 수 있는 구간에 진입한 것을 인정한 듯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미금리차 0.75%포인트로 확대…11년2개월만 한미 금리 역전폭이 0.75%포인트로 확대된 가운데 한은의 고민은 한층 깊어질 전망이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가 10월과 11월 두 차례 남아있지만 대내외 악재가 산적해 금리 인상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금통위의 매파 목소리에 힘이 실리며 금융가에서는 11월 기준금리 인상설이 흘러 나오고 있다. 8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일형 금통위원이 또 다시 금리인상 의견을 냈고, 금리인상 필요성을 시사한 위원이 지난 회의 때보다 1명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7월 의사록에서는 이 총재를 제외한 나머지 6명 위원 중 금리 인상 1명, 인상 필요 시사 2명, 중립 1명, 신중론 2명으로 갈린 바 있다.
10월 금통위에서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만큼 10월에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후 11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역전폭이 0.75%포인트로 확대된 것은 2007년 7월 이후 11년2개월 만이다.
한은이 올 10월과 11월 금통위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면 연말에는 한미 정책금리 역전폭이 1.00%포인트로 확대될 수도 있다. 이날 FOMC에서 발표된 점도표를 통해 12월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기정사실화됐기 때문이다.
윤 연구원은 "FOMC로 인해 국내 통화정책 정상화 압력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확대될 수 있다"며 "한은이 신중하게 결정하겠지만 최근 대외금리 상승 등을 고려해도 국고3년(2.05%), 국고 10년(2.45%) 등 동향은 1차례 인상 기대를 충분히 반영한 영역"이라고 풀이했다.
올 3월 인사청문회 당시 한미 정책금리차 1.00%포인트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 이주열 한은 총재는 "100bp(1.00%포인트)라고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정책금리 역전폭이 75bp(0.75%포인트)로 확대됐고, 미국은 앞으로도 금리를 올릴 계획이기 때문에 내외금리차를 좀 더 경계심을 갖고 자금흐름의 추이를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바깥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이 생각보다 격화되고 있고, 물가와 고용사정이 금리를 올리기에는 조금 미흡한 만큼 금리 결정이 심리에 미치는 영향도 감안해 신중히 대처하고 있다"며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는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설비 및 건설 투자와 수출 등 국내 경제지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7월에 이어 8월 고용지표가 외환위기 이후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업자 수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은 수준으로 치솟았고 실업률도 악화되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나 경제 지표 흐름이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의 선제조건은 '경기와 물가'인 만큼 현 상황에서는 경기 회복세를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연내 한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내년에도 세계 경제는 미국의 '나홀로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반사이익 성과 부각, 기업의 투자 집행 결과 등이 확인될 경우 한은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