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용호 유엔총회 연설에 '진전된 비핵화 의지' 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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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공개 메시지'…'정세 변곡점' 속 北상황인식·의지 드러날듯
김정은 언급 이상의 '구체조치' 거론은 어려울 전망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미협상에 조금씩 돌파구가 열리는 가운데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조만간 유엔 총회장 연단에서 발신할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리용호 외무상은 29일(이하 현지시간) 북한 대표로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리 외무상의 이번 연설은 최근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유엔총회를 무대로 한 남·북·미 3각 대화를 통해 북미간 협상 동력이 새롭게 마련된 시점에 나오는 북한 당국의 공개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5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건넨 '올리브 가지'에 북한이 내놓을 '공개 답신'이기도 하다.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겠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용기'에 감사를 표하는 등 북한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주목되는 부분은 리 외무상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의 언급을 내놓으며 미국에 '화답'할 것이냐다.
리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26일 뉴욕 회동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다음달 4차 방북이 합의됐고,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도 공식화되는 상황을 볼 때 최근 북미가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열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이런 시점에 리 외무상의 연설에 비핵화 의지 표현이 담긴다면 북미 협상에 긍정적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그러나 리 외무상이 최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수준보다 구체적으로 비핵화 관련 조치를 제시하기는 어려우리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9월 평양 공동선언'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자는 내용과 함께 ▲동창리 엔진 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기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건으로 한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등을 담고 있다.리 외무상의 발언도 기본적으로는 김 위원장이 이미 밝힌 비핵화와 북미대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하고, 6·12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한 이행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통해 '북미관계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발신하면서 협상 분위기를 이어가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리 외무상이) 남북 정상의 평양공동선언 내용 이상으로 언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북미관계에 대한) 미래지향적이고 전향적인 부분들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비핵화 관련 구체적 내용은)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분히 이야기가 됐고 실무 회담으로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리 외무상의 언급은 원론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입장은 아니더라도 리 외무상의 연설에 담길 표현이나 수사(修辭)는 현재의 중요한 정세 변곡점에 대한 북한의 상황인식과 의지 등을 보다 세부적으로 가늠할 단서는 될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지난 8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연설에서도 "(북미 공동성명의) 균형적·동시적·단계적 이행이 유일하게 현실적인 방도" 등 나름의 표현으로 자신들의 요구사항과 정세 판단을 비교적 상세하게 밝힌 바 있다.
유엔 회원국들이 모인 자리인 만큼 리 외무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해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 가능성이 크다.리 외무상은 26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각각 회동을 했는데, 중·러 외교장관은 다음날 장관급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전반적으로 리 외무상의 이번 연설은 북미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지난해와 비교할 때는 확연히 다른 기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그는 유엔총회 연단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완전 파괴'를 거론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투전꾼',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악통령'(악의 대통령) 등 인신공격을 쏟아냈는데, 이번 연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어떤 표현을 사용할지도 관심사다.
한편, 북한 매체는 리용호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동은 물론 중·일·러 외교장관들과의 회동 사실을 아직 보도하지 않고 있다.비핵화 문제를 놓고 한반도 주변국들의 긴밀한 접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다소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
김정은 언급 이상의 '구체조치' 거론은 어려울 전망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미협상에 조금씩 돌파구가 열리는 가운데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조만간 유엔 총회장 연단에서 발신할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리용호 외무상은 29일(이하 현지시간) 북한 대표로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리 외무상의 이번 연설은 최근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유엔총회를 무대로 한 남·북·미 3각 대화를 통해 북미간 협상 동력이 새롭게 마련된 시점에 나오는 북한 당국의 공개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5일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건넨 '올리브 가지'에 북한이 내놓을 '공개 답신'이기도 하다.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겠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용기'에 감사를 표하는 등 북한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주목되는 부분은 리 외무상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의 언급을 내놓으며 미국에 '화답'할 것이냐다.
리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26일 뉴욕 회동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다음달 4차 방북이 합의됐고,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도 공식화되는 상황을 볼 때 최근 북미가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열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이런 시점에 리 외무상의 연설에 비핵화 의지 표현이 담긴다면 북미 협상에 긍정적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그러나 리 외무상이 최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수준보다 구체적으로 비핵화 관련 조치를 제시하기는 어려우리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9월 평양 공동선언'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자는 내용과 함께 ▲동창리 엔진 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영구 폐기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건으로 한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등을 담고 있다.리 외무상의 발언도 기본적으로는 김 위원장이 이미 밝힌 비핵화와 북미대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하고, 6·12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한 이행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통해 '북미관계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발신하면서 협상 분위기를 이어가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리 외무상이) 남북 정상의 평양공동선언 내용 이상으로 언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북미관계에 대한) 미래지향적이고 전향적인 부분들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비핵화 관련 구체적 내용은)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분히 이야기가 됐고 실무 회담으로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리 외무상의 언급은 원론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새로운 입장은 아니더라도 리 외무상의 연설에 담길 표현이나 수사(修辭)는 현재의 중요한 정세 변곡점에 대한 북한의 상황인식과 의지 등을 보다 세부적으로 가늠할 단서는 될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지난 8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연설에서도 "(북미 공동성명의) 균형적·동시적·단계적 이행이 유일하게 현실적인 방도" 등 나름의 표현으로 자신들의 요구사항과 정세 판단을 비교적 상세하게 밝힌 바 있다.
유엔 회원국들이 모인 자리인 만큼 리 외무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해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 가능성이 크다.리 외무상은 26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각각 회동을 했는데, 중·러 외교장관은 다음날 장관급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전반적으로 리 외무상의 이번 연설은 북미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지난해와 비교할 때는 확연히 다른 기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그는 유엔총회 연단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완전 파괴'를 거론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투전꾼',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악통령'(악의 대통령) 등 인신공격을 쏟아냈는데, 이번 연설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어떤 표현을 사용할지도 관심사다.
한편, 북한 매체는 리용호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동은 물론 중·일·러 외교장관들과의 회동 사실을 아직 보도하지 않고 있다.비핵화 문제를 놓고 한반도 주변국들의 긴밀한 접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다소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