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딜러, 외제차 등으로 보험사기…차선변경 차량 고의사고 빈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보험설계사이자 중고차 딜러인 A씨(27)는 4년 여 간 보험사기로 보험금 2억원을 편취했다가 금융감독원에 적발됐다. 차량과 보험에 관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2013년 2월부터 2017년 7월까지 15건의 보험사기를 벌인 결과다.

# 중고차 딜러인 B씨(27)의 경우 2013년 4월부터 2018년 2월 사이 차선변경 차량을 대상으로 한 접촉사고 등 25건에 달하는 고의사고를 내 총 1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타냈다. 22건의 사고로 미수선수리비 3900만원을 받았고, 14건의 사고는 지인이 동승한 상황에서 사고를 유발해 5100만원의 대인보험금을 챙겼다.금감원은 중고차 딜러를 중심으로 한 보험사기 기획 조사에 착수한 결과, 보험사기 혐의자 18명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혐의자들은 2013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224건의 고의사고 등을 통해 보험금 약 12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고, 금감원은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최근 중고차 딜러가 지인들과 공모해 고의사고를 유발한다는 보험사기 인지보고가 다수 접수돼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적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중고차 딜러들은 단기보험에 가입한 여러 대의 차량으로 다수의 고의사고를 유발하거나 고가의 외제 중고차로 사고를 내 미수선수리비를 받아내는 방식이 많았다. 또한 탑승인원수에 비례해 합의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지인 등과 동승한 상황에서 사고를 내는 사례도 잦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차선 변경 차량과 교차로의 회전 차량, 후진 차량 등을 대상으로 고의사고를 많이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224건 중 차선변경 사고가 절반(116건·51.8%) 이상이었고, 편취금액도 7억64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교차로(37건·16.5%), 후진사고(19건·8.4%) 등도 뒤를 이었다.

금감원은 "혐의자들은 모두 20대의 남성으로 모든 사고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발생했다"며 "보험금 편취를 위해 고의사고를 유발하는 차량에 동승하는 경우에도 보험사기에 연루될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기 목적의 동승제안은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