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째 '미세먼지 없는 청정하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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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운행 그대로, 화력발전 풀가동했는데…
6~8월 미세먼지 11%↓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력 커
중국·몽골 미세먼지 유입 차단
올해엔 폭염에 태풍까지 더해
먼지 농도 눈에 띄게 낮아져
정책적 효과 "글쎄요"
국내보다 외부 요인 큰데도
정부, 미세먼지 저감정책 강행
"국내 산업계에만 부담"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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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봄철 미세먼지를 줄인다는 취지로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발전소 5기 가동을 3월부터 일시 중단했지만 전력 수요가 많은 7월부터 재가동했다. 재가동 이후에도 미세먼지 농도는 줄곧 ‘보통’ 이하였다.
자동차 운행량이 많았던 추석 연휴 기간(22~26일) 역시 전국적으로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서울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30㎍/㎥ 이하를 나타냈다. 자동차 운행량이 최대이던 추석 당일(24일)과 이튿날에도 미세먼지 농도는 낮았고 ‘나쁨’을 나타낸 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올해는 폭염과 태풍까지 더해져 미세먼지 농도가 눈에 띄게 낮아졌다. 지난 6~8월 전국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30.2㎍/㎥로, 작년 같은 기간(33.8㎍/㎥)보다 11%나 낮았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올여름 폭염기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력이 예년보다 컸다”며 “이로 인해 외부 대기 유입은 차단되고 내부에선 강한 일사로 공기가 혼합됐다”고 설명했다. 또 “태풍으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깨끗한 공기가 해양에서 들어온 것도 예년보다 훨씬 더 청명한 느낌이 드는 날이 이어지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실효성 입증 안 된 저감정책 강행?
환경부는 기상 여건이 미세먼지 저감에 영향을 미친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정책적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신건일 환경부 대기관리과장은 “내년부터 석탄발전소, 시멘트업체 등 대기오염물질 다량배출사업장들의 배출허용기준이 강화되는 데 따라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최근 미세먼지 저감 현상의 기후·계절·정책적 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환경과학원에 분석을 요청했다.당분간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는 ‘보통’이나 ‘좋음’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는 늦가을부터는 다시 미세먼지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높은 고도의 공기가 아래쪽보다 더 따뜻해지는 ‘역전층 현상’이 발생하면서 대기 순환이 막히기 때문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