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냐 해킹이냐… 검찰, 심재철 의원 예산자료 유출경로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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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의원 측 "권한 없다는 경고도 없었다"…기재부 "불법성 알았을 것"
'무단 접속' 고의성 판단에 법조계 견해도 엇갈려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 측이 예산정보를 무단 열람·유출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전산망 접속경로를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보좌진이 인가받지 않은 자료에 접근하는 과정에 고의성이 있었는지 입증하는 게 검찰 수사의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이진수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심재철 의원실에서 압수한 보좌관들의 PC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데이터를 토대로 전산망 로그기록 등을 분석하고 있다.
보좌관들이 지난달 초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dBrain)에 접속해 미인가 자료를 내려받을 당시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접속경로에 대한 심 의원 측과 기획재정부의 주장은 다소 엇갈린다.
황모 보좌관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검색조건을 잘못 입력해 다시 실행하라는 문구가 떴고 '백스페이스'를 눌렀더니 '공용폴더'가 나왔다.
그 안에 예산 관련 자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반면 기재부는 "단순히 클릭 두 번으로 접근 가능한 자료가 아니라 5단계 이상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실제 접속경로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기재부 설명에 대해서는 '백스페이스'를 비롯해 자료에 접근하고 내려받는 과정의 입력값이 모두 포함된 것일 뿐 접속경로에 대한 양측 주장의 실체는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검찰은 접속경로 복원작업과 동시에 기재부와 한국재정정보원 실무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의 작동구조와 오류를 발견한 이후 대응 경과 등을 파악하고 있다.
하드디스크 분석작업을 마치는 대로 고발된 심 의원 보좌관 3명을 차례로 불러 경위를 물을 방침이다.
보좌관들의 주장대로 시스템 오류를 우연히 발견했는지, 미인가 정보에 접속하는 방법을 다른 경로로 알게 됐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보좌관들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정통망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고발됐다.
정통망법은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보관·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도 있다.
보좌관들이 자신에게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자료들을 내려받았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 보좌관은 "접근권한이 없다는 경고가 뜨지 않았고 로그인 한번으로 접속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재부는 "비정상적 접근방식을 최초로 습득한 비서관은 시스템을 6년 이상 사용해 접근권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고, 5단계 이상 과정을 거치면서 불법성을 인지할 충분한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법조계 의견도 갈린다.
보좌관들이 아이디 도용 등 '부정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동원하지는 않은 만큼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다퉈볼 만하다는 견해가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침해의 고의성이 입증돼야 하는데 '일부러 들어간 것'이 아닌 '들어가진 것'만으로는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시스템의 허점을 우연히 알게 됐더라도 이후 동일한 방법으로 반복해 자료를 내려받았다면 고의로 보기에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두 번째부터는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 접속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보좌관들은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190여 차례에 걸쳐 48만건의 정부기관 예산자료를 내려받은 것으로 기재부는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백스페이스를 눌렀건 복잡한 프로그램을 동원해 해킹을 했건 간에 부정한 방법으로 권한이 없는 영역에 접근한 것만으로 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 등 불법적으로 입수한 자료를 공개했다며 기재부가 심 의원을 고발한 사건도 함께 검토해 결론지을 방침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통망법이 타인의 비밀 누설을 금지하고 있지만, 국회의원의 정당한 활동으로 볼 여지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국회의원이 공직자에 대한 감시라는 공익 목적으로 자료를 공개했다면 위법성이 조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무단 접속' 고의성 판단에 법조계 견해도 엇갈려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 측이 예산정보를 무단 열람·유출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전산망 접속경로를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보좌진이 인가받지 않은 자료에 접근하는 과정에 고의성이 있었는지 입증하는 게 검찰 수사의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이진수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심재철 의원실에서 압수한 보좌관들의 PC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데이터를 토대로 전산망 로그기록 등을 분석하고 있다.
보좌관들이 지난달 초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dBrain)에 접속해 미인가 자료를 내려받을 당시 어떤 경로를 거쳤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접속경로에 대한 심 의원 측과 기획재정부의 주장은 다소 엇갈린다.
황모 보좌관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검색조건을 잘못 입력해 다시 실행하라는 문구가 떴고 '백스페이스'를 눌렀더니 '공용폴더'가 나왔다.
그 안에 예산 관련 자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반면 기재부는 "단순히 클릭 두 번으로 접근 가능한 자료가 아니라 5단계 이상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실제 접속경로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기재부 설명에 대해서는 '백스페이스'를 비롯해 자료에 접근하고 내려받는 과정의 입력값이 모두 포함된 것일 뿐 접속경로에 대한 양측 주장의 실체는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검찰은 접속경로 복원작업과 동시에 기재부와 한국재정정보원 실무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의 작동구조와 오류를 발견한 이후 대응 경과 등을 파악하고 있다.
하드디스크 분석작업을 마치는 대로 고발된 심 의원 보좌관 3명을 차례로 불러 경위를 물을 방침이다.
보좌관들의 주장대로 시스템 오류를 우연히 발견했는지, 미인가 정보에 접속하는 방법을 다른 경로로 알게 됐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보좌관들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정통망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고발됐다.
정통망법은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보관·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도용·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도 있다.
보좌관들이 자신에게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자료들을 내려받았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한 보좌관은 "접근권한이 없다는 경고가 뜨지 않았고 로그인 한번으로 접속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기재부는 "비정상적 접근방식을 최초로 습득한 비서관은 시스템을 6년 이상 사용해 접근권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고, 5단계 이상 과정을 거치면서 불법성을 인지할 충분한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법조계 의견도 갈린다.
보좌관들이 아이디 도용 등 '부정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동원하지는 않은 만큼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다퉈볼 만하다는 견해가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침해의 고의성이 입증돼야 하는데 '일부러 들어간 것'이 아닌 '들어가진 것'만으로는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시스템의 허점을 우연히 알게 됐더라도 이후 동일한 방법으로 반복해 자료를 내려받았다면 고의로 보기에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두 번째부터는 부정한 방법을 동원한 접속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보좌관들은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190여 차례에 걸쳐 48만건의 정부기관 예산자료를 내려받은 것으로 기재부는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백스페이스를 눌렀건 복잡한 프로그램을 동원해 해킹을 했건 간에 부정한 방법으로 권한이 없는 영역에 접근한 것만으로 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 등 불법적으로 입수한 자료를 공개했다며 기재부가 심 의원을 고발한 사건도 함께 검토해 결론지을 방침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통망법이 타인의 비밀 누설을 금지하고 있지만, 국회의원의 정당한 활동으로 볼 여지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국회의원이 공직자에 대한 감시라는 공익 목적으로 자료를 공개했다면 위법성이 조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