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라이프웨어 데이 2018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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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향기“패션은 옷이라는 부품을 조합해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입니다. 혁신적 기술과 예술을 접목한 라이프웨어로 모두의 일상생활을, 세상을 바꿔나갈 겁니다.”
'패션 민주주의' 표방하는 유니클로
혁신적 기술·컬러풀 니트로 심플 라이프 철학 이어간다
세계 3대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를 만든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그룹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지난 25일 프랑스 파리 주드폼 미술관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그는 “패션의 중심지 파리에서 예술과 과학을 접목한 신개념 니트웨어 전시회를 처음 여는 것”이라며 “완성도에 집착하는 일본 고유의 장인정신, 유니클로 파리 연구개발(R&D)센터의 디자인이 만나 완성한 홀가먼트 니트”라고 강조했다.
“라이프웨어를 예술의 경지로”
유니클로가 파리에서 글로벌 행사를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르 피가로’, 스페인 ‘GQ’, 미국 ‘엘르’, 중국 ‘CBN 위클리’ 등 19개국의 주요 패션 매체들이 참석했다.지난 26~29일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라이프웨어의 예술과 과학’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도 개최했다. 전시회는 유니클로의 홀가먼트 니트와 캐시미어, 엑스트라 파인 메리노 등 고품질 원단에 담긴 기술성과 장인정신, 예술성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했다. 100가지 색 원단으로 1만 개 색 조합을 만든 니트 조형물, 실을 넣어 원피스 한 벌이 통으로 제작되는 편직기,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검수하는 캐시미어 제조과정 영상 등 다섯 가지 주제로 전시를 구성했다. 파리패션위크가 열리는 기간에 맞춰 행사를 기획한 것은 “패션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파리의 문화적 특성과 유니클로의 방향성이 서로 통했기 때문”이라고 야나이 회장은 설명했다.
‘패션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유니클로는 ‘자라’ ‘H&M’ 등 다른 SPA와 달리 ‘패스트패션’을 지향하지 않는다. 국적, 유행과 관계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평생 입을 수 있는 ‘라이프웨어’를 추구한다. 품질을 높이되 디자인은 심플하게, 색상은 다양하게 내놓는 이유다.야나이 회장은 “옷을 바꾸는 건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것이고 그렇게 인생을 바꾸면 세상도 바뀌는 것”이라며 “독특하고 실용적인 옷, 특히 니트웨어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즐거운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가 ‘니트웨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며 기획한 이번 전시회는 실 한 가닥으로 무봉제 니트 의류를 완성하는 홀가먼트 직조기가 핵심이다. 야나이 회장은 “디자인을 입력하는 디지털 시스템은 획기적인 미래형 옷을 만드는 기본단계”라며 “소비자에게 직접 맞춤형 옷을 배달해주는 시스템도 머지않은 미래에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단순히 다양한 색상의 고품질 니트를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미래형 맞춤복 생산으로 확장한다는 의미에서 홀가먼트 니트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혁신의 거점…5개 R&D센터
유니클로는 도쿄 뉴욕 상하이 파리 로스앤젤레스(LA) 등 5개 도시에 R&D센터를 두고 있다. 최신 패션 트렌드와 국가별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해 새로운 소재와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2016년 유명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르메르를 유니클로 파리 R&D센터의 아티스틱디렉터로 임명한 데 이어 여러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이어가는 것도 ‘라이프웨어를 예술의 경지로 올려놓겠다’는 유니클로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됐다.유니클로는 ‘패션 성지’로 손꼽히는 파리 마레지구에 2014년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지난 26일 찾아간 마레 매장은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다양한 국적의 소비자들로 붐볐다. 캐시미어 니트와 체크 셔츠, 경량다운 조끼를 구입한 르두안느 로안 씨는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고 색상이 다양해 자주 온다”며 “특히 겨울용 기능성 의류들이 실용적”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13억 개가량의 제품을 전 세계 3467개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지난해 약 18조9437억원(2017년 8월 말 기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19개국에 진출했고 내년에는 인도에도 매장을 열 계획이다.
파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