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제주 초등교사 살인사건, 나약한 인간 본성 파고든 악마

'그것이 알고싶다' 제주 초등교사 살인사건
'그것이 알고싶다'가 제주 초등교사 사망사건에 대해 파헤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는 지난 6월 제주도에서 발생한 초등교사 사망 사건이 재조명됐다. 초등학교 교사 김지현은 한 아파트에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사인은 췌장 파열과 과다 출혈.

당시 구급대원은 "주변에 혈흔이 보이지 않는다"며 사건성에 대해 의심했다. 경찰이 루미놀 검사를 시행하자 김 씨의 방, 욕실 등에서 다량의 혈흔이 발견됐다.

췌장 파열 전문가는 "굉장히 강한 충격이 반복적으로 행해졌고, 폭행이 있었을 것"이라고 의심했다.경찰은 사건 발생 나흘 뒤 김 씨 사망 사건의 용의자로 최초 신고자인 40대 남성 손모씨를 긴급 체포했다.

손 씨는 사망한 김 씨와 종교적 조언을 주고받는 사이였고, 우발적으로 폭행해 사망하게 됐다고 손 씨는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제작진은 유가족 동의를 얻어 김지현 씨의 휴대전화를 확인, 수상한 음성 녹음을 발견했다. 이를 들은 지인은 "지현이가 아닌 것 같다"며 "이런 이야기를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놀랐다. 사망 전 촬영된 사진을 보고서도 "우리가 아는 지현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씨의 장례식에 조문온 장은주 씨는 "10년 전 교회에서 만난 가해자는 아르바이트를 강요하며 최소 생활비를 제외한 돈을 헌금으로 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손 씨가 숨진 김 씨를 전도하려고 했고 이를 걱정한 장 씨는 "내게 했던 대로 하지 말아 달라고 애원했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조부모의 슬하에서 자라 할아버지 죽음으로 크게 힘들어했고, 이때 손씨를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손 내밀어준 손 씨에게 의지했고 이후 가족도 멀리했다.

법의학자들은 지현씨가 사망 직전에만 폭행을 당한 것은 아니며, 지속적인 폭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점은 평소 지현씨가 외출할 때 마스크와 선글라스, 긴 옷 등을 착용했다는 주변 목격담과도 일치한다. 또 통상 폭행사건에서 발견되는 피해자의 방어 흔적이 신체에 남아 있지 않은 점도 밝혀냈다. 이웃들 역시 폭행이 이뤄지는 동안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내가 아무리 빠져나가려고 해도 빠져 나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그냥 여기 머무는 것이 낫다라고 판단해 버린 것"이라며 "이런 사건이 무서운 것은 우리 주변에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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