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美에 비관세 보복?… "GM 332만대 리콜" 명령

中 황금연휴 국경절 기간
미국행 항공권 예약 42% 급감
중국 정부가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에 대규모 리콜 조치를 명령했다. 중국의 황금 연휴인 국경절 연휴(10월1~7일)를 앞두고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편 예약률이 크게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폭탄에 맞서 중국이 비관세 장벽을 활용한 보복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9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날 GM과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합작법인인 상하이GM이 생산하는 뷰익 쉐보레 캐딜락 등 차량 332만6725대에 대해 리콜(결함 시정) 명령을 내렸다. 중국 정부가 1993년 자동차 리콜제도를 시행한 이후 단일 자동차 기업에 한 리콜 조치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중국 당국은 운전대 조작을 앞바퀴에 전달하는 장치의 일부에 결함이 생겨 최악의 경우 차량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리콜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미·중 통상전쟁에서 실탄이 떨어진 중국이 비관세 수단을 동원해 미국 기업에 보복을 가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지금까지 모두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추가로 2670억달러어치 제품에도 관세를 매길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 정부도 총 11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지만, 추가 관세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지난해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상품의 규모는 5055억달러인 데 비해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한 상품은 1299억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선 비관세 카드를 꺼내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수단으로 미국 여행 제한이 거론돼 왔다. 실제 1일 시작되는 국경절 연휴에 미국행 항공편 예약률이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항공권 예약 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기간 중국에서 출발해 미국으로 가는 항공권 예약 건수가 작년 국경절 연휴 때보다 42% 급감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중 통상전쟁이 격화하면서 미국 관광업계가 중국인 관광객 감소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캐나다 멕시코 영국 일본에 이어 미국에 다섯 번째로 관광객을 많이 보내는 국가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