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휩쓴 인니 한 마을에서만 2000명 사망 가능성"

강진·쓰나미 피해 급증 우려…외신 "사망자 1천200명 이상으로 급증"
정부 집계는 사망자 844명…약탈·탈옥·생필품 부족 '혼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을 강타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현지 언론은 한 마을이 통째로 진흙에 휩쓸리는 등으로 수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이 와중에 구조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약탈, 죄수 탈옥 등이 겹치면서 현지 상황은 혼란 속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싱가포르신문 스트레이츠타임스는 1일 이번 재해와 관련해 "사망자 숫자가 전날 1천200명 이상으로 늘었다"며 "진앙과 가까운 동갈라 지역 등의 피해가 집계되면 사망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인도네시아 자카르타포스트도 지진 탓에 흘러내린 진흙이 팔루 지역 마을을 휩쓸면서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팔루 시의 인구는 35만명에 달한다.

자카르타포스트는 "해변에서 10㎞ 떨어진 팔루 시 남쪽 페토보 구에 이류(泥流·물처럼 흐르는 진흙)가 강타했다"며 "이곳에서만 2천 명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우려된다"고 보도했다.주민 유수프 하스민은 "파도처럼 출렁이는 진흙을 헤치고 가족과 함께 겨우 탈출했다"며 "하지만 다른 친척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한 교민은 연합뉴스에 "팔루 현지 주민은 진흙이 아니라 땅 자체가 심하게 움직이면서 물처럼 흘러갔다고 말했다"며 지진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자카르타포스트는 팔루 시 서쪽의 다른 구는 지반 침하로 수천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도 "이번 사태로 인한 사망자 규모가 수천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앞서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중앙술라웨시주 팔루와 동갈라 지역 등을 덮친 규모 7.5의 지진과 뒤따른 쓰나미로 지난달 29일까지 4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수는 지난달 30일까지 하루 사이에 832명으로 배증했으며 1일까지 844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고 재난당국은 전했다.

이재민 수는 4만8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사망자 수 증가 추세가 둔화했지만 재난당국은 앞으로 피해 규모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간 통신이 두절된 여러 지역에 구호팀이 진입하고 있어 피해 상황이 속속 집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30만명 이상이 사는 동갈라 지역의 피해 소식이 들어오면 사망자 수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갈라는 팔루보다 진앙에 더 가깝지만 지금까지 자세한 피해 정황이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재난당국은 팔루 시내 등을 중심으로 병력 등을 투입해 수색과 구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진으로 무너진 팔루 시내 8층짜리 로아로아 호텔 구조작업에 힘쓰고 있다.

당국은 무너진 이 호텔 내에 현재 50∼60명이 갇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팔루 이외 지역에서는 전력과 통신 시스템이 두절되고 도로도 상당 부분 파괴되면서 본격적인 구조작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피해 지역 곳곳에서는 도시기능이 마비됐다.

주민들은 생필품 부족 등으로 굶주림을 호소하고 있고 약탈까지 자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팔루와 동갈라 지역 교도소 3곳에서 재소자 1천200명이 탈옥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인도네시아 당국은 국제사회에 지원을 기대하고 나섰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는 방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아울러 재난 당국은 전염병 확산 등 2차 피해를 막고자 시신 매장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당국은 팔루 인근에 1천구 이상의 시신을 한꺼번에 매장할 수 있는 대형 매장지를 마련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