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1조 들여 문화콘텐츠 창업 메카 조성… '찾아오는 광주' 만들겠다"

민선 7기 지자체장이 뛴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

최우선 정책은 일자리 창출
일자리 중심으로 행정조직 바꿔
'광주형 모델' 성공시키는 데 주력

지역발전 과제 '현재진행형'
어등산 관광단지 우선협상자 선정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들어가

문화콘텐츠 창업 지원
광주역 인근 50만㎡ 공간 마련
2조3000억 생산유발효과 기대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동차와 전자·광산업을 융복합해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광주광역시 제공
이용섭 광주광역시장(67)은 “광주의 주력산업인 자동차·전자·광·금형산업 등을 융복합하고 신기술을 접목시켜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며 “에너지신산업과 문화콘텐츠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는 한편 향토음식 등 광주만의 고유성을 발굴해 일자리와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을 거쳐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광주광역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선 7기는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시정으로 삼고 있다”며 “‘광주형 일자리’를 일자리 정책의 새 모델로 성공시켜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강조했다.이 시장은 당선 뒤 시정의 핵심 키워드로 ‘좋은 일자리 창출’과 ‘광주다움의 회복’을 꼽았다. 산업적으로 낙후된 광주를 정신적 가치와 물질적 풍요가 함께하는 도시로 조성해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우뚝 세우겠다는 구상이다. 시정 혁신 추진과 함께 시민사회 통합에도 의지를 보였다. 이 시장은 “사람들이 떠나는 광주에서 돌아오는 광주, 찾아오는 광주를 만들어 아이들이 ‘광주에 산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를 실현하려면 공직자들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시민권익 증진을 위해 혁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광주형 일자리’ 관련 완성차 공장 건립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라 난관이 많습니다. 하지만 좋은 일자리를 반드시 창출해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의식으로 추진 중입니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상생형 모델이기 때문에 노동계의 협조 없이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반발이 심한 노동계와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 참여를 계속 타진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와는 지속 가능한 사업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고요.”▶어등산 개발과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은데 대책은 마련했습니까.

“어등산 관광단지는 10년 넘도록 지체됐지만 이번에는 사업 추진 전망이 밝습니다. 우선협상자도 선정됐어요. 제대로 된 민자 유치로 문화관광도시 광주를 조성할 것입니다.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안전성과 재정적자, 기술적 문제 등 다양한 논란이 있지만 공론화 과정을 거쳐 부작용 없이 처리하겠습니다. 공론화하려는 것은 의사결정 과정의 협치 모델을 만들고 싶어서입니다. 다수 시민의 뜻을 반영하면서 지역사회 갈등과 분열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전남 무안공항으로 광주공항을 통합하기로 했는데요. 군공항 이전이 궁금합니다.“광주시와 전라남도가 각종 현안에 대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각자도생하면 경제적 낙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광주공항을 2021년까지 무안공항으로 통합해 무안공항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광주 군공항이 전남으로 조기에 이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국방부가 군사작전성 검토 등을 하고 있는데 이르면 올해 안에 예비 이전 후보지를 선정합니다. 후보지가 결정되면 조기 이전이 가능하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지역주민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지원을 하겠습니다.”

▶공항 이전처럼 전라남도와 협력해야 할 사업이 많습니다. 한전공대 설립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한전공대 설립은 중부권 KAIST, 영남권 포스텍과 함께 국가에너지 정책 견인 및 균형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하는 국가사업입니다. 한전공대 설립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며 정부의 국정과제인 만큼 당초 계획대로 2022년 3월 개교해야 합니다. 광주시는 전라남도와 함께 범(汎)정부 차원의 지원과 특별법 제정, 범시·도민 추진기구 등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도심 공동화 해소를 위해 광주역 일대를 문화콘텐츠 경제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했습니다.

“광주역 일대에 추진하는 ‘광주 역전, 창의문화산업 스타트업 밸리’ 사업은 국토교통부 도시재생뉴딜 공모에 선정됐습니다. 광주역 주변 50만㎡의 부지를 활용해 1조156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입니다. 우선 문화콘텐츠산업의 거점이 될 스테이션G 공간을 마련해 문화콘텐츠 분야 창업을 지원하고 액셀러레이팅교육 등에 활용하겠습니다. 청년창업펀드와 창업자금지원시스템을 연계해 투융자 및 창업지원정보컨설팅을 하는 도시재생창업은행도 계획 중입니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2조3016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7382억원의 부가가치효과, 8610개의 일자리 창출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광주시에 자유경제구역을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외국 자본 유치와 선진기술 플랫폼 확보를 위해 자동차전용산업단지인 빛그린산단과 도시첨단산단을 묶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1단계로 빛그린산단과 도시첨단산단을 조기에 개발 완료하겠습니다. 정부가 검토 중인 제2차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에 광주 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이 반영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습니다. 광주에는 경제자유구역이 없고,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적으로 낙후돼 있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1년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준비상황은 어떤지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하계·동계올림픽, 월드컵 축구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함께 세계 5대 스포츠행사입니다. 모두 개최한 국가는 독일과 이탈리아, 일본 세 나라뿐입니다. 내년 대회는 200여 개 국가에서 1만5000여 명의 선수와 임원들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입니다. 북한 선수단의 대회 참가 가능성도 높습니다. 다만 아직 관심 부족과 사업비 부족으로 애로를 겪고 있어요. 정기국회에서 부족한 예산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약력

△1951년 전남 함평 출생
△1969년 함평 학다리고 졸업
△1973년 제14회 행정고시 합격
△1974년 전남대 무역학과 졸업
△1989년 미국 미시간대 응용경제학 석사
△1999년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
△2002~2003년 관세청장
△2003~2005년 국세청장
△2005~2006년 대통령비서실 혁신관리수석비서관
△2006년 행정자치부 장관
△2006~2008년 건설교통부 장관
△2008~2014년 제18, 19대 국회의원
△2017~2018년 일자리위원회 초대 부위원장
△2018년 7월~ 민선 7기 광주광역시장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지난달 6일 광주 서구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제공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행자부 장관 등 요직 거쳐, 3수 끝에 광주시장 당선
대선땐 문재인 캠프 경제특보… 일자리 5년 로드맵 그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화려한 스펙’의 소유자다. 전남 함평군에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난 이 시장은 호남 출신으로 드물게 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1973년 전남대 재학 중 제14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그는 재무부(현 기획재정부)로 첫 발령을 받았다. 이후 승진을 거듭해 김대중 정부의 관세청장, 노무현 정부 때 국세청장, 청와대 혁신수석비서관, 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 시장은 “함평의 시골 고등학교(학다리고)를 나와 지방대를 졸업한 전라도 출신에게 공직 생활은 ‘가시밭길’이었다”며 “‘세 가지 꼬리표’를 떼기 위해 청렴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고 말했다.

국세청장 시절 외부 청탁을 차단하려 휴대폰 번호를 바꾸고 골프마저 끊었던 일화는 유명하다. 청문회에서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 의원들마저 큰 흠결을 찾지 못해 정책 지적만 했던 사례도 있다.

승승장구했던 공직생활과 달리 정치인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2008년 4월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된 뒤 2010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도전했지만 패했다. 2012년 국회의원 재선에 성공한 이 시장은 2014년 탈당까지 감행하며 두 번째로 광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역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야인의 길을 걷던 이 시장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문재인 당시 대표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요청을 받고 복당해 공동선거대책본부장 등을 맡아 정치 일선에 재등장했다.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비상경제대책단장과 경제특보를 지내며 문재인 정부 탄생의 주역으로 발돋움했다. 문재인 정부 개막 뒤엔 일자리위원회 초대 부위원장직을 맡아 일자리 5년 로드맵을 완성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