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걱정의 벽' 무색하게 할 거시경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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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의 잠재적 위험 명확히 드러나무역전쟁 이슈가 뉴스를 뒤덮고 있다. 세계 정치 역학은 매우 높은 긴장을 초래하고 있다.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투자자를 불안하게 할 만한 요인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을 걱정시키는 ‘현실’이 분명 존재한다. 특히 미국의 통상정책과 미 중앙은행(Fed) 통화정책의 오류 가능성은 금융시장에 부는 역풍을 악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뉴욕생명자산운용의 조사연구에 따르면 이율곡선, 인플레이션, 기업 수익 등 다른 투자 요인들은 전혀 우려할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시장불안 우려 크지만 투자기회 많을 것
윤제성 < 美 뉴욕생명자산운용 전무·최고투자책임자(CIO) >
역사적으로 경기 확장 후반기에 투자자들은 ‘걱정의 벽(wall of worry)’을 타고 올랐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뉴욕생명자산운용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금융시장의 잠재적인 위험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바로 그 사실이 시장이 안정적으로 운용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강력한 이유다. 더 중요하게는 중대한 경제 데이터가 금융시장 상황이 양호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최근 미국 경제에 순풍을 가져올 몇 가지 요인을 확인했다. 이들 요인은 향후 몇 개월 동안 금융시장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경제정책적 환경을 보면 감세와 재정 지출 증가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는 소비 지출과 기업 투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양도소득세 감면이나 내년 인프라 투자 증가와 같이 더 많은 경기부양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정책들이 시행된다면 소비 지출과 정부 투자가 늘면서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추가적인 증가를 가져올 것이다. 경제성장은 미국 증시를 끌어올리고 정부 지출 증가는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특정 상황에서 규제를 완화하고 법률 규칙의 집행을 줄이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에너지 및 금융 분야의 규제 철폐는 투자와 신용 공급을 촉진시켰다. 자본의 본국 송환은 기업 회계와 주식 환매, 임금 인상 및 투자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요인들이 경제 및 시장에 성장을 가져오고, 각 부문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금융시장에 우호적인 또 다른 요인은 지속적인 기업 투자다. 올해 설비투자(CAPEX)는 전년 대비 약 8% 증가했고, 내년에는 증가 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기업 투자는 노동시장을 튼튼하게 하고 이는 경제성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고용이 안정되면 가계는 더 많은 돈을 지출하기 마련이다. 가계 지출은 미국 GDP의 70%를 차지한다. 이 모든 것이 경제성장과 금융시장에 좋은 소식이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AI), 블록체인과 같은 초기 단계의 기술 진보가 거시경제의 틀 안에서 핵심적인 투자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런 기술 발전은 생산성 향상에 기여해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또 기술은 전자상거래와 데이터 프래킹(data fracking) 등 유통 혁신과 인건비 절감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낮춰 왔다. 생산성 증가와 가격 하락은 경기 과열 위험을 낮추면서 기업에 더 많은 이익을 안겨준다.
뉴스 헤드라인을 검색해 보면 연말까지는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잠재적 위험보다는 투자 환경의 긍정적인 측면이 아직까지는 더 우세한 것 같다. 시장은 ‘걱정의 벽’을 타고 오를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그것을 무너뜨릴 거시경제의 힘도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