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유해성 근거 공개하라"… 필립모리스, 식약처 상대 소송

"덜 유해한 정보 일부러 누락"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분석한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세부내용을 요구하는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정도를 놓고 보건당국과 기업의 갈등이 소송전으로 비화한 것이다. 식약처는 “절차에 따라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립모리스는 1일 서울행정법원에 지난 6월 식약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결과’ 발표 근거에 대한 정보공개(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고 발표했다. 식약처의 분석 방법과 실험 데이터 등을 공개하라는 것이다.

필립모리스는 “지난 7월에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식약처가 웹페이지에 있는 보도자료 등 이미 공개된 정보 외에는 제공하지 않았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필립모리스가 보건당국을 상대로 소송전까지 불사한 까닭은 자사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자료를 식약처가 고의로 누락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식약처는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9가지 유해물질의 함유량이 일반 담배보다 평균 90%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는 외국 정부 기관의 연구 보고서를 누락한 것 같다”며 “식약처가 이런 연구 결과를 담은 해외 정부의 보고서를 참고해 작성한 일본 출장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걸 보면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필립모리스는 식약처가 당시 공개한 타르 수치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타르는 일반 담배 연기에만 적용되는 개념인데 태우지 않는 전자담배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는 기획재정부의 요청에 연구 결과를 객관적 수치에 따라 발표했을 뿐”이라며 “소송이 공식 접수되면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이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고, 당시 필립모리스는 이에 반박했다. 8월 기준 일반담배까지 포함한 전체 담배시장에서 한국필립모리스의 시장 점유율은 8.1%로 아이코스 출시 이후 ‘나홀로 상승’ 중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