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카'로 국내외 리조트서 2억 쓴 KDI

5년간 고급 식당 등서 200억 결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직원들이 법인카드로 미국 디즈니랜드와 동남아시아 등의 리조트에서 2억원 이상을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반포동의 한 갤러리카페에서 여섯 차례에 걸쳐 총 140만원을 사용한 기록도 있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1일 공개한 KDI 법인카드 사용 내역(2014~2018년)을 보면 5년간 리조트와 백화점, 호화 레스토랑 등에서 200억원이 결제됐다. 국내외 리조트에서만 321회에 걸쳐 총 2억3681만원이 쓰였다. 2015년 충남 태안의 리솜리조트에서 1800만원, 같은 해 캄보디아 앙코르미라클리조트에서 1580만원을 결제했다. KDI 북한경제연구부는 2014년 미국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리조트 파라다이스피어호텔에서 네 번에 걸쳐 200만원을 결제하기도 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공공기관 직원들은 해외 출장 때 리조트에는 묵지 않는 관행이 있다”고 했다. 이에 KDI 측은 “디즈니랜드의 경우 리조트 내 호텔에 묵은 것이고 앙코르미라클리조트는 캄보디아와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차 머무른 것”이라고 해명했다.주말에는 공공기관 법인카드 사용이 금지되는데도 KDI 직원들은 한 번에 많게는 100만원이 넘는 돈을 한우고깃집 등에서 사용했다. KDI는 2013년 세종시로 이전했지만 2016년 일요일에 서울 광화문 식당에서 92만원을 결제하기도 했다. KDI 부원장실에서는 2015년 주말 서울 미아동 현대백화점에서 52만원을 썼다.

KDI 직원들은 서울 등 유명 갤러리카페에서 주말과 평일에 38번에 걸쳐 총 661만원을 법인카드로 썼다. 특히 서울 반포동 갤러리카페에서는 여섯 번에 걸쳐 140만원을 결제했다. 500만원 이상 고액 항공권 결제 내역은 총 688회였고, 이 중에는 한 번에 3252만원을 결제한 건도 있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