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금리인상에 글로벌 제조업 엔진 식어간다

9월 글로벌 제조업 PMI 5개월째 하락해 22개월 만에 최저
유럽·아시아 대부분 제조업 부진…미국만 상승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 금리 인상의 타격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 제조업의 체감경기가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JP모건과 마킷 이코노믹스가 1일(현지시간) 발표한 9월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2로 집계돼 경기확장 기준선인 50은 넘었지만 지난 5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했다.

9월 지수는 2016년 11월(52.0)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PMI는 신규 주문, 출하량, 생산, 재고, 고용 등에 관한 설문을 통해 제조업의 경기 동향을 파악하는 지표다.9월 글로벌 제조업 PMI의 생산, 신규 주문 등 7개 하부 세부 지표가 모두 8월보다 하락했다.

이중 특히 신규 수출 지수는 49.7로 집계돼 기준선(50)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신규 수출이 성장 둔화에서 감소로 돌아섰다는 의미다.지역별로는 유로존 지수가 53.2로 집계돼 2016년 9월 이후 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독일은 25개월 만에 최저였고 프랑스는 3개월 만에 가장 낮았으며 이탈리아는 2년 만에 처음으로 전월대비 보합에 머물렀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니콜라 노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교역 성장세의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고조에 대한 우려가 제조업 체감경기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도 제조업 경기는 식어가고 있다.

중국의 9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50.0으로 집계돼 8월 50.6보다 떨어지면서 작년 5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신규 수출 주문은 2016년 2월 이후 최저를 기록해 무역전쟁의 여파를 여실히 드러냈다.

베트남과 대만, 인도네시아에서도 제조업 지수는 부진한 양상을 보였고 특히 대만은 수출 주문 감소 영향으로 2년여 만에 최저로 하락했다.
한국은 8월 49.9에서 9월 51.3으로 상승해 제조업 경기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였지만 해외시장 수요는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유례없는 경기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미국은 제조업 PMI가 8월 54.7에서 9월 55.6으로 상승했다.

미즈호 종합연구소의 고바야시 고지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나라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중국 경기의 둔화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며 이는 아시아 국가들이 무역전쟁의 부정적인 충격을 받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