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 한판 붙자"…디젤 빈자리 노리는 렉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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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 신형 ES300h 연간 8000대 목표수입 고급 중형세단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잇단 신차 출시로 주도권 잡기 경쟁이 치열해서다. 디젤(경유) 엔진 인기가 줄어든 가운데 일본 차 브랜드는 독일차의 아성에 도전장을 냈다.
사전계약 4000대
“옛 영광 되찾는다”
벤츠 E클래스·아우디 A6 등과 경쟁
일본차 반등 계기 잡았다
◆ 새롭게 돌아온 ‘강남 쏘나타’2일 렉서스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신형 ES300h 공식 출시 행사를 열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다케무라 노부유키 사장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한국은 ES 시리즈가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시장”이라며 “신형 ES300h는 디자인과 주행감에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ES 시리즈는 렉서스의 대표적인 중형 세단이다. 국내에서 2012년 6세대 출시 이후 브랜드 내 판매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한때 주로 서울 강남에서 많이 보인다고 해서 ‘강남 쏘나타’란 별칭이 붙었다.
특히 하이브리드카(HEV)인 ES300h는 지난해 7627대가 판매돼 렉서스 전체 판매량(1만1755대)의 64.8%를 차지했다.렉서스는 신형 ES300h를 앞세워 옛 명성을 되찾는다는 각오다. 친환경 전략을 살리기 위해 하이브리드 한 가지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만 내놨다.
장착된 2.5L 4기통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 모터는 최고 출력 18마력(시스템 합산 기준), 최대 토크 22.5㎏·m를 발휘한다. 공인 복합 연비는 L당 17.0㎞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7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사전계약 대수 4000대를 기록했다”며 “올 한 해 판매 목표는 연 8000대(구형 포함)”라고 밝혔다.이 차는 강점인 정숙성과 부드러운 승차감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차량 바닥에 다양한 흡음재와 차음재를 적용했다. 주행 중 소음을 저감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NC)’ 기술도 탑재했다.
이 밖에 사고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인 긴급제동 보조시스팀(PCS), 자동 하이빔(AHB), 차선 인식 어시스트(LT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컨트롤(DRCC) 등으로 구성된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LSS+)’를 장착했다.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5710만~6640만원이다. 다만 최상위 모델은 국토교통부령을 충족하지 못해 내년 초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경쟁자는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신형 ES300h의 최대 경쟁자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 아우디 A6 등이다. 독일차는 여전히 국내 수입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
올 1~8월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는 BMW 520d(7336대) 벤츠 E200(7185대) E300 4매틱(사륜 구동·5854대) 순이었다. 지난 4월 판매를 재개한 아우디의 A6 35 TDI(5193대)는 단숨에 베스트셀링카 4위에 올라 매서운 기세를 보였다.
수입 디젤차가 치고 나가는 동안 일본 차는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실제 올 한 해 일본 차 브랜드 점유율은 15.4%로 전년(18.7%) 대비 3.1%포인트 뒷걸음질 쳤다. 반면 같은 기간 독일차의 경우 57.1%에서 61.1%로 25.5% 상승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는 일본 차 브랜드가 10년 전 위용을 되찾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젤 스캔들에 이어 BMW 차량 화재 사태로 독일 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며 “친환경성, 높은 연료 효율이 강점인 일본 차에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국내 시장에서는 혼다의 주력 차종인 신형 어코드와 도요타 캠리, 닛산 알티마 등이 약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요타의 대형 세단 아발론 하이브리드, 닛산 엑스트레일, 인피니티 QX50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