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가구' 전성시대…46만원짜리 쿠션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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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애묘족 공략하는 가구업체반려동물 천만 시대. 고양이 강아지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펫 가구(반려동물을 위한 전용 가구)’ 시장이 열리고 있다. 에넥스 이케아 한샘 등 국내 가구업체들이 경쟁적으로 펫 가구를 내놓고 있다. 사람이 쓰는 가구 가격에 육박하는 고급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에넥스, 고양이 전용가구 출시
한샘은 PB 등 3000여종 판매
이케아도 쿠션·매트 등 선보여
반려동물 시장 올 2.6조 전망
거위털·리넨 등 고가제품도 나와
에넥스·이케아·한샘 펫 가구 내놔국내 가구업체 중 반려동물 시장 성장을 보고 가장 먼저 뛰어든 회사는 에넥스다. 2015년 7월 강아지 전용가구 브랜드 ‘펫토리’에 이어 고양이 전용가구 브랜드 ‘캣토’를 내놓고 반려동물 침대와 옷장, 수납장 등을 판매 중이다. 지난 4월엔 고양이가 발톱을 긁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캣토 편백나무 고양이 스크래처’를 선보였다.
한샘도 지난 3월부터 온라인몰인 한샘몰에서 반려동물 가구 판매를 시작했다. 한샘 자체상표(PB) ‘샘펫’을 비롯해 ‘해빗’, ‘플젠하우스’ 등 60개 업체가 입점해 총 3000여 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샘은 “집 인테리어와 조화롭게 어울리는 반려동물 가구를 선정해 입점시켰다”며 “점차 제품 수도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케아코리아도 지난 6월 반려동물 가구 브랜드 ‘루르비그’를 국내에 선보였다. 반려동물의 놀이와 교육, 식사, 수면, 산책과 이동 등 실내외 활동에 필요한 제품과 가구들이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디자이너들이 수의사들의 도움을 받아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개발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커버를 물세탁할 수 있는 고양이집, 가구 표면을 긁는 고양이의 특성을 반영해 가구 다리에 씌우는 스크래치 매트, 솜 대신 주인의 옷이나 담요를 넣어 익숙한 냄새를 맡을 수 있도록 한 쿠션 등이 인기다. 이케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일본 대만 캐나다 등 5개 국가에서 실험적으로 출시한 뒤 한국에서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며 “이케아가 42개국에 진출해 있다는 걸 감안하면 국내에 빠르게 출시한 편”이라고 설명했다.펫 가구도 고급화 바람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이들이 비싼 제품에도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기 시작하면서 고급 펫 가구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에 입점한 루이독은 대표적인 프리미엄 반려동물 용품 브랜드다. 루이독의 강아지 전용 거위털 토퍼(푹신한 사용감을 위해 매트리스 위에 올려놓는 제품) ‘헤븐리 토퍼’는 46만원으로 사람이 쓰는 저가 매트리스와 가격이 비슷하지만 인기몰이 중이다. 프리미엄 원단인 이집션커튼이나 리넨을 사용한 반려견 집도 반응이 좋다.신생 프리미엄 애견용품 브랜드 로아코의 강아지집 ‘팀버 푸-폼 하우스’ 역시 사람이 쓰는 가구와 가격이 비슷하다. 원목으로 만들어졌고, 목재를 폼으로 감싼 이 제품은 31만원이다. 방수, 항균 기능이 적용된 강아지용 침대 ‘아르도나’ 역시 21만9000원으로 고가다. 루이독 관계자는 “반려견에게도 편안한 가구 사용감을 느끼게 하고 싶어 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고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 규모는 2014년 1조원을 넘어선 뒤 올해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7년에는 6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