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죽 가격하락에 웃는 유니켐·조광피혁·삼양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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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비 절감…영업익 10%대 넘어유니켐 등 소가죽(피혁) 가공업체가 눈에 띄게 좋아진 수익성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원재료인 천연 소가죽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서 마진율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가공업체들 수익성 큰 폭 개선
카시트 수요↑…유니켐 가장 주목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니켐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7월 이후 이날까지 27.05% 상승했다.증권업계에서는 유니켐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2015년만 해도 매출 137억원에 영업이익 7억원가량을 올리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듬해 매출이 368억원으로 급증하더니 지난해는 661억원까지 커졌다. 코치, 투미, 버버리 등 글로벌 유명브랜드에 꾸준히 핸드백용 가죽을 공급하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 등으로의 카시트용 천연가죽 납품량도 늘었기 때문이다. 연간 5% 남짓하던 영업이익률도 올 들어 크게 높아졌다. 유니켐은 지난 1분기에만 2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분기 영업이익률이 처음으로 10% 선을 넘어섰고, 2분기에는 3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영업이익률이 16.18%까지 뛰었다.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은 원재료인 미국산 천연 소가죽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15년 초 t당 3727달러에 달했던 미국산 소가죽 수입 가격은 올해 초 t당 2031달러로 45.5% 급락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발에 주로 사용되던 천연 소가죽이 점차 기능성 소재로 교체되면서 소가죽의 전반적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그런데 소 사육 두수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 소가죽 공급량이 줄어들지 않자 2015년부터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해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켐과 마찬가지로 소가죽을 주 원재료로 삼는 조광피혁과 삼양통상 등 피혁 가공업체도 영업이익률이 2015년 4~5% 선에서 지난해 14~17%대로 상승하는 등 원료비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유니켐을 피혁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주목하고 있다.최 연구원은 “유니켐은 완성차업계에서 천연가죽 카시트 수요가 크게 늘자 발빠르게 내년 3분기 완공을 목표로 카시트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며 “매출과 이익 증가 속도를 볼 때 향후 외형과 이익이 가장 고르게 성장할 회사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