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신도시 '개발 과실' 따먹는 2개 종목

'베트남의 강남' 인근 대규모 사업
"수익성 좋다"… GS건설, 고공행진

내달부터 프로젝트 본격화
3분기 깜짝실적 전망 더해져
외국인 10거래일 순매수 행진베트남에서 신도시를 개발하는 GS건설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빠른 도시화, 젊은 인구층, 느슨한 규제 등으로 베트남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만큼 베트남에서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GS건설 실적에 큰 힘을 실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매수세가 몰리면서 2일 GS건설 주가는 1년 신고가를 경신했다.

GS건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00원(0.37%) 오른 5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기록한 5만5900원은 최근 1년 중 최고가다. GS건설은 최근 1주일 동안 6.6% 상승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1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총 69만여 주를 순매수했다.
GS건설이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나베 신도시 프로젝트’가 다음달 첫 분양과 함께 본격 진행된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GS건설은 ‘호찌민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푸미흥 신도시에서 4㎞가량 떨어진 곳에 3.5㎢ 규모의 대규모 신도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수도의 강 하류에 조성되는 신도시라는 점에서 국내의 김포한강신도시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GS건설은 전체 사업을 5단계로 구분하고 2032년까지 개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2020년 준공 예정인 빌라와 타운하우스 등의 첫 분양이 다음달 시작된다.대규모 개발사업은 완료되기까지 긴 기간과 여러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하지만, 자체 사업의 핵심인 토지를 저렴하게 취득했다는 점에서 이미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GS건설은 3.5㎢의 땅을 2억달러에 매입했다”며 “호찌민 인근의 발전 방향과 강도를 고려하면 향후 개발과정에서 지가가 10배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었을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 주택분양 물량 상당 부분이 하반기에 준공되면서 입주량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GS건설의 올해 입주 물량 2만4000가구 중 1만8000가구가 하반기에 몰려있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입주 물량 증가로 주택 정산이익이 늘어 실적이 기대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해외 플랜트 시장에서의 수주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호재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이익 안정화가 뚜렷해졌고 해외 수주와 베트남 개발사업 등의 모멘텀이 풍부해 중장기 투자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자회사의 이라크 주택사업 결실
주가 '저평가 탈출' 시동 건 (주)한화

사상 최대 해외건설 프로젝트
올해 4500억 이상 매출 전망
한화, 건설 지분 95% 이상 보유

한화건설의 이라크 신도시 건설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한화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주)한화가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보험, 석유화학 등 상장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올 들어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한화건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주)한화는 비상장인 한화건설 지분 9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주)한화는 450원(1.36%) 오른 3만345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중순 3만1000원대에서 거래되다가 추석연휴 이후 3만3000원 선으로 올라섰다. 지난 1월 말 4만8750원에 거래됐던 이 회사는 7월 중순 2만9900원까지 떨어졌었다.
(주)한화 주가는 지분을 보유한 한화케미칼과 한화생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의 상장 계열사와 한화건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비상장 자회사의 실적에 따라 움직인다. 올 들어 한화케미칼 등 주요 상장 계열사의 주가가 줄곧 하락곡선을 그리면서 (주)한화 주가도 속절없이 떨어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한화의 현재 주당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은 0.71배, 올해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4.82배다.

증권 전문가들은 한화건설의 실적 개선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559% 늘어난 111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해외 플랜트에서 추가 손실이 없었고, 이라크 주택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된 데 따른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건설은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 떨어진 곳에 있는 비스마야 지역에서 대규모 신도시 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 주택 10만여 가구와 사회기반시설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부지가 서울 여의도 면적 6배인 18.3㎢에 달한다. 총계약금액은 101억달러로 한국 건설사가 수주한 해외건설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작년 이라크 수니파 반군과의 전쟁이 종결되고, 정국이 안정돼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도 탄력을 받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사업에서 올해 4500억원과 내년 7000억원에 이어 2020년 이후 매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한화는 최근 5년 내 가장 저평가된 상태”라며 “한화건설의 해외부문 실적이 기대치에 부합하면 주가가 강하게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