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의 진수·고전발레 스타…가을 무용팬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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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댄스시어터·발레리나 자하로바 내한공연세계 최정상급 현대무용과 발레 무대가 올가을 한국 관객을 찾는다. 무용수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꿈의 무용단’으로 불리는 현대무용단 ‘네덜란드 댄스시어터 1(NDT 1)’이 16년 만에 내한공연을 펼친다. ‘세기의 발레 여신’으로 불리는 스베틀라나 자하로바도 ‘라 바야데르’란 작품으로 13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전당이 개관 30주년, 세종문화회관이 개관 40주년을 기념해 각각 진행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국내에선 보기 힘든 해외 유명 무용수들의 잇단 내한 소식에 무용 애호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6년 만에 한국 찾은 NDT 1
19~21일 예술의전당 무대
혁신·세련·우아미 펼칠 예정
'볼쇼이의 전설' 자하로바
11월1~4일 세종문화회관서
'라 바야데르' 대서사 연기
◆세계적 무용수로 구성된 NDT 1NDT 1은 오는 19~2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오른다. 2002년 예술의전당 초청 공연 이후 처음이다.
NDT는 1959년 창단된 네덜란드 무용단이다. 1975년 ‘현대무용의 나침반’으로 불리는 이리 킬리안을 예술감독으로 영입하며 세계적 무용단으로 성장했다. 킬리안이 2011년 은퇴한 뒤에는 폴 라이트풋이 예술감독으로 단체를 이끌고 있다. NDT는 NDT 1과 NDT 2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NDT 2는 17~23세의 젊은 무용수들을 육성하고, NDT 1은 이 가운데 뛰어난 예술적 기량과 개성을 인정받은 무용수를 선발해 세계 무대에 세운다. NDT 1엔 세계 곳곳에서 모인 무용수 28명이 활동하고 있다.이번 공연은 총 세 작품으로 구성된다. ‘Safe as Houses’(2001)와 ‘Stop Motion’(2014), 한국 공연 직전에 네덜란드에서 소개되는 작품(제목 미공개)이다. NDT 1의 대표 레퍼토리인 ‘Safe as Houses’는 유교 경전 중 하나인 ‘역경(易經)’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바흐의 다양한 선율 속에서 인간의 신체 조건에 대한 의존과 한계에서 벗어나 궁극적으로 살아남는 영혼을 표현한다. 이별과 변화를 주제로 한 ‘Stop Motion’은 현대음악 작곡가 막스 리히터의 음악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NDT의 협력안무가이자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상주안무가인 마르코 괴케의 신작은 오는 27일 네덜란드에서 세계 초연을 한 뒤 한국에서 선보인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NDT 1은 혁신성과 세련미, 우아함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NDT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를 점쳐볼 수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고 설명했다.
◆‘발레계의 전설’ 자하로바
발레계의 살아 있는 전설인 자하로바(39)는 세종문화회관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공동 주최하는 ‘라 바야데르’ 작품으로 오는 11월1~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오른다. 발레 전막 공연으로 한국을 찾는 것은 2005년 볼쇼이발레단의 ‘지젤’ 이후 처음이다.우크라이나 출신인 그는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수석무용수다. 발레계의 아카데미상 ‘브누아 드 라 당스’를 2005년과 2015년 두 번 받았다. 뛰어난 테크닉과 유연성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백조의 호수’ ‘지젤’과 같은 정형미와 테크닉을 중시하는 고전발레에서 진가를 발휘해 왔다.
‘라 바야데르’는 ‘고전발레의 아버지’라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가 만든 작품으로 인도 황금 제국을 배경으로 한다. 힌두 사원의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전사 솔로르, 감자티 공주와 최고 승려 브라민 등 엄격한 신분제도 속에서 주인공들의 사랑과 배신, 복수와 용서가 대서사시로 펼쳐진다. 자하로바는 니키아 역을 맡았다. 상대역인 솔로르는 지난해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남성무용수상을 받은 볼쇼이발레단의 데니스 로드킨(27)이 연기한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해외 발레 스타들을 만나는 동시에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는 극적인 무대를 즐길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