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약 툭하면 품절…환자들만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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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발사르탄 발암 논란에
오리지널 제품 처방 급증
여드름약·아스피린까지 품절
다국적 제약사들의 수입 의약품이 잇달아 품절을 빚으면서 환자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최근 발암 물질이 발견된 중국산 발사르탄 사태로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 처방이 늘어난 탓이다.

발사르탄 성분의 오리지널 제품인 노바티스의 ‘엑스포지’와 ‘디오반’(사진)은 지난 7월부터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엑스포지의 원외 처방 실적은 발사르탄 파동 이전인 6월과 비교해 약 40%까지 급증했다. 대형병원 인근 약국에서 물량 확보를 위해 대량 주문하는 사례가 늘면서 품절이 반복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고혈압약 아타칸도 마찬가지다. 공급이 원활해지기까지는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바이엘의 아스피린 500㎎ 대용량 제품도 공급이 재개됐지만 약국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인도네시아 공장 생산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돼 제품이 회수된 이후 품절 사태가 지속됐다. 바이엘코리아는 한국에 아스피린을 우선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국내 수입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바이엘의 고혈압 치료제 아달라트오로스도 독일 공장 보수작업 지연으로 품절됐다. 기존 60㎎ 제품을 구할 수 없어 30㎎ 두 개를 처방하는 실정이다.

화이자의 여드름 치료제 ‘바이브라마이신’과 MSD의 파킨슨병 치료제 ‘시네메트’도 구하기 어렵다. 문제는 품절사태가 비일비재하지만 재공급 일정을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공급 지연에 대해 처벌 조항이나 피해 보상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다. 환자들만 피해를 떠안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법인들이 재고 관리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약의 국내 점유율이 50%를 넘어서면서 의약품 품절로 환자뿐만 아니라 약국, 병의원, 의약품 유통업체 모두 불편을 겪고 있다”며 “다른 생산 공장에서 긴급 물량을 수입하거나 적정 재고를 보유하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