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7일 방북…靑 "미·북 정상회담, 美 중간선거 전 열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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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빨라지는 미·북 '비핵화 협상'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오는 7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핵 담판’을 벌인다. 폼페이오 장관 방북은 지난 8월27일 방북이 무산된 지 40여 일 만이다. 청와대는 3일 “예상보다 이른 방북”이라며 “북·미 2차 정상회담이 미국 중간선거인 11월6일 이전에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美 "폼페이오, 김정은 만난다"
국무부 "대화 진전하고 있다"
"北의 비핵화·美 상응조치
상당 수준 의견 접근" 관측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도 동행
기대감 드러낸 靑
"미·북 2차 정상회담 날짜·장소
발표하면 상당한 합의 신호"
◆다시 차려진 미·북 협상 테이블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이 7일 평양에서 김정은과 만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6일 일본 도쿄를 먼저 들를 예정이다. 방북 직후 서울을 1박2일 일정으로 방문해 8일께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각각 만나 방북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 방북은 ‘9·19 평양공동선언’ 이후 예견돼 있던 일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김정은의 친서를 거론하며 “우리는 사랑에 빠졌다”고 하는 등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곧 열릴 것임을 예고했다. 폼페이오 장관 방북은 정상회담 사전 준비를 위한 필요 수순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저희들이 예상한 것보다 (폼페이오 장관이) 좀 일찍 방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선언 직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실무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북한이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종전선언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고 하는 등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지면서 비핵화 협상 테이블이 다시 차려지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폼페이오 장관 방북이 예상보다 빨리 확정되면서 미·북이 ‘빅딜’을 위한 의견 접근을 이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 국무부가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 간 면담 일정까지 미리 공개했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합의를 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지속해서 북한과 대화하고 있고 진전하고 있다”며 “갈 길이 멀지만 이번 회담에서 계속 다음 단계로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종전선언과 관련한 질문엔 “한국, 일본과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엄청난 성과 나올 수도”청와대는 미·북 비핵화 협상이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종전선언 등 미국의 상응 조치가 나올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이후에 2차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발표한다면 (비핵화 프로세스, 종전선언에) 상당한 합의가 이뤄졌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이후 실무협상을 마무리한 뒤 2차 북·미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정하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트럼프-김정은 간 2차 정상회담 개최 시기에 대해선 “(폼페이오 방북 시기가) 앞당겨졌으니 11월6일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열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과 비핵화 진전 문제에 대해 선언을 하고, 이후에 남북·미·중·일 등 관련 국가들이 함께 종전선언을 한 다음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해 ‘서울선언’을 하는 것으로 풀려 가는 게 순서로 보인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북·미 관계가 풀린 다음에 이뤄져야 훨씬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물도 여전히 많다. 외교가에선 이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협상에서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와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 방식 등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과 논의 중이라고 밝힌 특정 핵시설 및 무기와 관련해 북한의 기존 핵무기·핵물질 폐기 등에 대한 얘기가 오갈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최근 종전선언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고,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달 29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일방적인 핵무장 해제는 없다”며 엄포를 놓는 등 강경한 제스처를 취하며 미·북 협상이 또다시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한편 폼페이오 장관 방북엔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동행한다. 비건 특별대표 방북은 지난달 임명 이후 처음이다. 비건 특별대표가 방북해 평양에서 미·북 간 비핵화 실무협상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북 결과에 따라 미·북 간 오스트리아 빈 실무협상 여부도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채연/박재원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