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시설 10곳에 무료 생리대자판기 설치

서울도서관·시립과학관·시립미술관·서울역사박물관 등
서울시가 여성들의 건강권 증진과 일상생활의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8일부터 공공시설 화장실 10곳에 비상용 생리대자판기를 비치한다고 4일 밝혔다.10곳은 광진청소년수련관, 구로청소년수련관, 서울도서관, 서울시립과학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북서울미술관, 서울여성플라자, 중부여성발전센터,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이다.

비상용 생리대 자판기는 레버를 돌리면 생리대가 나오는 무료 자판기와 안내데스크에 비치된 코인을 가져가서 투입구에 넣고 레버를 돌려 생리대가 나오도록 하는 무료 코인자판기 두 가지 유형이다.

남용 가능성에 대한 보완책으로 자판기 유형은 각 운영 기관에서 결정했다.
'공공기관 화장실 비상용 생리대 비치'는 그동안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요청했던 사안으로, 미국 뉴욕시의 '무료 탐폰 도시 선언' 등 국제동향에 따라 공공 생리대에 대해 높아진 사회적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특히 저소득층 청소년들이 생리대를 구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 최근 이슈가 됐다.

시에 앞서 서울 도봉구가 지난달 전국 지자체 최초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지하철 창동역에 무료생리대 자판기를 설치했다.앞서 서울시가 지난 6월 온라인을 통해 시민의견을 수렴한 결과, 1천475명이 참여한 가운데 92%인 1천350명이 공공기관에 무료생리대 자판기 설치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찬성하는 시민들 중에서도 남용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필요하지도 않은 사람이 많이 가져갈 것'이라는 우려와 '여성들은 본인이 평소에 쓰는 생리대가 있기 때문에 비상시 외에는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갈렸다.서울시는 일일 생리대 소요량 및 이용에 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해 연말에 운영결과를 분석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토대로 예산을 확보해 내년 무료 생리대자판기 사업을 확대하고, 시민 이용 시설에서 비상용 생리대를 비치하는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