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담당' 北최선희, 베이징 도착…중국측과 접촉 가능성

리용호 北외무상, 베이징 이틀 체류 후 평양행…폼페이오 방북 대비
교도 "최선희, 중국·러시아 방문 위해 출국"
북핵 문제와 북미협상을 담당하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4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했다.최 부상은 이날 오전 11시 35분께 평양발 베이징행 고려항공편을 이용해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한 뒤 북한 대사관측 영접을 받아 공항을 빠져 나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이뤄진 최 부상의 중국 방문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중국 측과 의견을 교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최 부상은 이날 수행원 3∼4명과 함께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고서 북한 대사관이 있는 베이징 시내로 향했다.교도통신은 앞서 최 부상이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하고자 항공편으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최 부상의 이번 방문 목적이 밝혀지지 않았다면서도 "대미 비핵화 협상을 둘러싸고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 러시아 양국과 의견을 교환하고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 부상은 폼페이오 장관의 오는 7일 방북에 동행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로 알려졌다.통신은 최 부상이 외국 방문 도중 미국 측과 접촉할 지도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공항에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수행해 유엔총회에 참석했던 리동일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이 최 부상이 도착하기 한 시간 전에 귀빈실에 와서 최 부상과 회동했다.

최 부상이 공항에 도착한 뒤 50분가량 귀빈실에 체류한 점으로 미뤄, 최 부상과 리 부국장은 유엔총회 방문 결과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향후 전략 등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베이징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앞서 북핵 담당자인 최 부상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사전조율 차원일 수도 있고, 유엔총회에서 이뤄진 북미간 합의에 대한 설명 차원일 수도 있다"면서 "최 부상의 향후 동선이 파악되면 그 의도를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특별대표의 방북이 7일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최 부상의 외국 출장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하기에는 일정이 촉박해 베이징에서 양측 모두와 접촉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엔총회 일정을 마치고 지난 2일 베이징에 도착했던 리 외무상은 이날 오후 고려항공편을 이용해 평양으로 돌아갔다.

리 외무상은 이날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과 함께 서우두 공항 귀빈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베이징에 이틀간 체류한 리 외무상이 중국 측과 접촉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북미 간 협상 내용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