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건설기계 등 모든 사업 고른 성장세…내년 매출도 '맑음'

Cover Story -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인프라코어 강점
장도성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지난 2분기 두산인프라코어는 매출 2조1441억원, 영업이익 273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20.9%, 27.2% 늘어난 것으로 시장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이 같은 호실적은 중국 건설기계 사업을 필두로 모든 사업이 고른 성장세를 나타낸 데 힘입은 것이다.
그래픽=허라미 기자 rami@hankyung.com
중대형 건설기계(헤비) 사업은 작년 동기에 비해 26.9% 매출이 늘었다. 중국공정기계협회(CCMA)에 따르면 지난 8월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시장 굴착기 판매 대수는 683대로 작년 동기 대비 23.3% 증가했다. 지난 3월 이후 6개월 연속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엔진 사업 역시 미국 셰일가스용 발전기 엔진과 차량용 엔진 판매 증가에 따라 작년보다 16.3% 늘어난 1605억원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태평양·신흥지역(APEM)을 뺀 모든 지역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그중 중국은 작년 동기에 비해 66.1% 매출이 늘어났다. 올 하반기에는 APEM 지역도 매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실적을 견인했던 중국 굴착기 시장도 더 커질 전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해 중국 굴착기 시장 규모를 기존 15만~17만 대에서 17만~18만 대로 상향 조정했다. 하반기 중국의 인프라 투자와 광산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데다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중장비 교체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환경규제는 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요소다.

작년 말 CCMA는 “2020년 하반기~2021년 상반기 중 비도로용 이동기계 배기규제를 ‘티어4’로 상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티어4는 현재 가장 강력한 배기규제 기준이다. 배기규제가 상향 조정된 2020년부터는 티어4 기준 이상 제품만 판매할 수 있다. 티어4 엔진은 티어3 엔진보다 고성능 제품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평균판매단가(ASP)도 10% 정도 상승할 전망이다. 중국으로부터 티어4 상향 조정 전에 선구매 효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베이징 톈진 허베이를 일컫는 중국 ‘징진지’ 지역을 중심으로 배기량이 큰 비도로용 이동기계 사용제한 구역을 지정하는 공고들이 발표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비도로용 이동기계에 대한 ‘등록 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 청두시는 등록하지 않은 이동기계에 대해 2만위안(약 335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지난 7월 중국 국무원은 ‘파란하늘 보위전 승리 3년 행동계획(打 天保三年行)’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이산화유황,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2015년 대비 15% 이상 감축하고 PM 2.5(지름 2.5㎛ 이하 초미세 먼지) 배출이 많은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를 줄이는 게 목표다. 이 같은 목표에 따라 국무원은 굴착기 등 이동기계의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CCMA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사용 중인 굴착기 제품 중 ‘티어3’ 제품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약 28%다. 배기규제 기준이 약한 ‘티어1’ ‘티어2’ 제품도 각각 16%, 5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회사 측도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5월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이 중국을 깜짝 방문해 “시장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사업 구조를 갖춰달라”고 강조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구매 1년 안에 60% 이상의 구매대금을 납부하는 고선수금 판매와 현금 판매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만 하더라도 현금 판매 비중이 55%에 그쳤으나 올 2분기에는 86%로 증가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두산인프라코어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1만3000원으로 설정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실적은 일반적으로 자회사 두산밥캣 실적과 중국 지역 매출에 따라 좌우된다. 올해 중국의 굴착기 시장이 17만 대까지 늘어나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ehtjd9911@ebests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