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직원들 해외위탁사 지원받아 해외연수"

해외위탁운용사들, 2013∼2017년 수수료 1조원 넘게 챙겨
정춘숙 의원 "공정성·투명성에 신경 써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1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최근 5년간 해외 위탁운용사들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아 짧게는 2주 이내, 길게는 한 달 가량씩 해외연수를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해외 위탁운용사들은 같은 기간 국민연금이 맡긴 기금을 굴리면서 수수료로만 1조원 넘게 챙겼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의 '공공자금 해외투자실태' 자료와 국민연금공단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총 114명의 기금운용본부 직원이 18개의 해외 위탁운용사들에서 숙박비, 식비, 교통비, 연수장소 이동 중 항공료 등의 명목으로 총 8억4천700만원의 연수비용을 지원받았다.

연도별 연수 인원과 지원받은 비용은 2013년 19명 9천400만원, 2014년 24명 2억800만원, 2015년 24명 2억3천100만원, 2016년 26명 2억600만원, 2017년 21명 1억800만원 등이었다.국민연금공단 임직원 행동강령은 직무관련자로부터 대가성 여부를 불문하고 금품 등을 받지 못하게 하고 있다.

애초 기금운용본부는 2007년부터 해외 위탁운용사 2곳과 전략적 제휴연수를 맺긴 했지만, 직원 해외연수 비용은 연수장소 이외 지역으로 이동할 때만 해외 위탁운용사의 일부 지원을 받았을 뿐 2010년까지는 대부분 자체적으로 조달했었다.

이 기간 연수 인원은 2007년 4명, 2008년 6명, 2009년 11명, 2010년 6명 등에 불과했다.하지만 전략적 제휴 해외운용사가 2011년부터 3곳에서 9곳으로, 2015년부터는 18곳으로 확대되면서 연수 인원이 급증하자 자체 예산(국외 교육여비)만으로 충당할 수 없어 먼저 숙박비를 해외 위탁운용사가 부담하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위탁운용사에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의 해외연수 경비를 분담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기금운용본부 임직원의 해외연수비용은 국외 교육여비 예산으로 집행하고 앞으로 해외 위탁운용사가 부담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 조처를 내리면서 현재 18개 해외 위탁운용사와 맺은 전략적 제휴 계약 내용을 수정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그렇지만 국민연금공단은 "올해부터 기금운용본부 직원 해외연수비용 전액을 공단예산으로 집행하고 있다"면서 신규나 재계약 때 연수비용을 연금공단이 부담하도록 체결할 예정이라며 과거에 해외 위탁운용사와 맺은 전략적 제휴 계약 내용을 고치지 않고 있다.이렇게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이 지난 5년간 해외 위탁운용사들의 일부 지원으로 해외연수를 다녀오는 동안 해외 위탁운용사들은 해외 주식과 해외 채권을 위탁 운용하면서 1조원이 넘는 수수료를 받았다.

해외 위탁운용사가 챙긴 연도별 수수료(대체투자 수수료는 제외)는 2013년 1천403억5천900만원, 2014년 1천862억8천500만원, 2015년 2천168억3천만원, 2016년 2천256억7천900만원, 2017년 2천466억8천만원 등이다.

그러나 이 기간 해외 위탁운용사의 수익률은 국민연금이 직접 운용하는 것보다 그다지 좋지 않았다.정춘숙 의원은 "기금운용직원들의 직무능력 향상에는 자체 국외 교육여비를 활용해 앞으로 공정성과 투명성에 의심이 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