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옥살이' 신동빈, 투명경영 강화하고 사회공헌 늘릴 듯

"과거 저와 우리 그룹이 소홀히 했던 부분을 돌아보고 한 단계 도약하는 기업으로 만들겠습니다.

저에게 국가 경제와 우리 그룹을 위해 다시 한번 일할 기회를 주십시오."(신동빈 회장, 8월 29일 결심공판 발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약 8개월간의 수감생활을 마치게 됐다.신 회장은 구치소 생활을 통해 향후 기업 운영 방침에 대한 숙고의 시간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난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몇 차례 진술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업가 정신', '국민에 대한 도리' 등을 강조한 것을 토대로 향후 경영 행보를 짐작해볼 수 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이 투자 및 고용 확대, 준법·투명경영 강화, 사회공헌 등에 무게를 실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업은 사회 공기"…투자·고용 확대 나설 듯
신 회장은 지난 8월 29일 항소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기업은 사회 공기(公器)이자 공공재라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가 투명하고,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살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그룹의 독특한 지배구조 때문에 일본 기업 논란도 있었고 호텔롯데 상장 추진 때문에 국부 유출이라는 오해를 받았다"며 "어떻게 하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밝힌 '사회적 책임'은 투자 확대 및 고용 창출을 통한 국가 경제 기여와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재계는 신 회장이 그동안 총수 부재 상태에서 사실상 멈춰 있던 롯데의 신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미뤄졌던 대규모 채용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이와 함께 취약계층 지원 등 직접적인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해 롯데의 기업 이미지 쇄신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 준법·투명경영 강화할 듯…롯데 지배구조 개편도 속도
신 회장은 면세점 특허 관련 뇌물 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만큼 준법경영 원칙도 기존보다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신 회장은 지난 8월 22일 항소심 공판에서 과거 기업 투명성 강화를 위해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을 상장시켰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저는 주주와 임직원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경영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번에도 주주와 임직원,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해 준법·투명 경영을 강화하고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개편의 경우 한국 롯데의 중간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지분율을 낮추고, 금융 계열사 정리 등으로 지주사 체제 완성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2016년 10월 경영비리 관련 검찰수사가 끝난 뒤에도 회장 직속 준법경영위원회 신설, 지주사 체제 전환 등을 골자로 한 롯데그룹 개혁안을 발표했다.롯데 관계자들은 신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났어도 대법원판결이 남아있는 만큼 활동에 일부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투자·고용 확대, 준법경영 강화 등 전반적인 경영활동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