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그려 4시간 만에 나만의 가방 완성…어머! 나 소질 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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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4주년 - 세상을 바꾸는 밀레니얼 파워밀레니얼 세대들은 요즘 ‘취미 찾기’가 한창이다. 남들 다 하는 취미는 별로다. 나만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합격’이다. 문제는 어떤 취미가 나에게 맞는지 직접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 ‘원데이클래스’에 밀레니얼이 몰리는 이유다.
직접 해봤습니다 - '마카쥬' 원데이클래스
원데이클래스는 일회성으로 이뤄지는 수업을 통칭한다. 요리, 커피, 가죽공예, 소믈리에 등 강의 종류도 다양하다. 1000여 개의 취미활동을 중개하고 있는 여가 플랫폼 프립의 박아름 매니저는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프립 이용자 수가 전 분기 대비 89% 늘었다”며 “일회성으로 색다른 취미활동에 도전해볼 수 있어 부담없이 즐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지난달 28일 ‘마카쥬’ 원데이클래스를 수강하기 위해 찾은 서울 홍익대 인근의 한 공방. 수강생 두 명이 자신이 가져온 가방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마카쥬는 여권 케이스와 가방 등 가죽으로 된 소지품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넣는 작업이다. 이선영 오마카쥬 대표는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소지품을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고 그 자체가 취미활동도 되기 때문에 최근 들어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배워보니 가방 한 개에 그림을 그리는 데 4시간가량 걸렸다. 어떤 디자인으로 가방을 꾸미고 싶은지 얘기하면 밑그림 그리는 법과 색칠하는 법을 알려준다. 스누피가 가방 오른쪽 구석에 앉아 있고 배경에 노란색 별과 이름의 이니셜을 그려넣는 디자인을 구상했다. A4 용지에 스누피 캐릭터를 적당한 크기로 인쇄한 뒤 조금씩 잘라가며 외곽선을 따라 가방에 옮겨 그렸다. 한 단계씩 넘을 때마다 느끼는 성취감이 컸다.
이 대표도 마카쥬를 할 때 느끼는 몰입감이 좋아 취미활동으로 시작했다가 취미가 본업이 됐다고 했다. 그는 “2016년까지 광고회사에 다녔는데 한 모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을 보고 마카쥬에 빠져들었다”며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